Page 2 - 2025년 이달의 작가 류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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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빛과함께

       류제봉 초대전



       글 : 이경모(미술평론가, 예술학박사)


                         2025. 8. 27 - 9. 1 마루아트센터 1층 전관 (T.02-2223-2533, 인사동)
                   2025. 9. 6 - 9. 26 인천교육청선정 인천여고 빛여울갤러리 (T.032-420-8246, 인천)
                            2025. 11. 20 - 11. 25 계양아트갤러리 (T.032-420-5753, 인천)





































       빛과함께, 21.2×33.4cm, mixed media, 2018          빛과 함께, 38.5×45.5cm, mixed media, 2018


       도시의 이미지를 통한 시간의 반추 류제봉은 집을 그린다. 사람의 정서와        코 기교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화면은 기하학적 추상이지닌 엄격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인 류제봉의 집들은 우리들의 추억을 소환하거          한 화면구조를 유지시키면서 마치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듯이 집을 짓
       나 동화 속의 한 지점으로 이끌기도 한다. 공간을 엄격히 규정한 기하학        고 색을 칠한다. 언뜻 보면 평면적인 개개의 건물들은 공간을머금으면서
       적인 구성으로 건물들을 표현한 그의 그림은 매우 이지적으로 보이나 정         원근과 굴곡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중첩된 집들은 작가의 노동의 시
       감 어린 형과 색의 조화로 인하여 오히려 우리의 감성에 호소하는 매력         간을 환기시키거나 기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고요한 마을의 온화한 생기
       을 지니고 있다. 그의  연작은 작가의 순수한 미적 정서가 도시 이면의 정      는 우아한 형태와 깊이 있는 색채의 화면으로 우리의 시선을 끈다. 화면
       감 있는 지점을 특유의 시공간적 해석과 회화적 실험으로 추상적 미감을         의 전개와 경물의 배치가 고도의 연관성을 띠며 존재하고 부드럽고 시원
       발현시키는가 하면 이국적 서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회화적 실험과          한 빛에 잠긴 섬세한 구성과 색채의 조화는 평화로운세상을 꿈꾸는 작가
       형상성류제봉의 집과 건물 연작은 표면적으로 대상을 염두에 두고 그린          의 열망을 반영하는 듯 하다. 때때로 작가는 기억을지우기도 한다. 이 경
       것이나 여기에는 실제를 초극하는 예술적 향취가 가득하다. 그는 스스로         우 도시 언저리의 집들에서 추상화가 진전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앵
       정한 미적 기준에 따라 대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정제된 프레스코 색채로         포르멜 추상의 여운이 깊이 노정된 류제봉의 추상은 자연과의 친밀한 교
       빛을 흡수하면서 형태가 지닌 순수한 특성을 감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감을 염두에 두고 있음에도 추상적 응축미와절제되면서도 밀도 있는 채
       작가는 아카데믹한 기법이나 고루한 전통을 따르기보다는 현실적대상을           색으로 화면의 격조를 상승시키고 있다. 한편 류제봉은 자신의 예술을 회
       이상화하면서 이를 현실 공간으로 환원시키는 기지를 발휘하고있다. 결          화적 실험의 중심에 위치시키면서 그의 심상에 존재하는 마을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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