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권용택 초대전 2023. 11. 15 – 11. 30 아트스페이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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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발자국



                                                                             시. 김고니




                                    달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산봉우리를 마주 보는 것처럼

                                천년동안 붉은 해를 빚어내느라 아픈
                                주목나무에게 푸른 노래를 불러주고


                             산등성이를 올라가는 불빛의 노래를 들으며
                                마을로 내려가는 물의 시간을 그린다.


                                숲으로 스며드는 법을 배우느라 지친
                                    사람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달의 조각으로 허기를 채우다
                               하늘로 돌아간 짐승의 뒷모습을 그린다

                                    돌의 발자국을 마주 본다
                                  바람의 길을 따라 걷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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