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정미경 초대전 2024. 4. 3 – 4. 15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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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Rest)  25x33.5cm  Oil on canvas  2022




           작가 노트


           ‘쉼’이라는 말이 좋았다.
           숲처럼 바다처럼 하늘처럼 쉼이란 말은 마음 속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 주는 소중한 무엇인가를 담고
           있고, 내려놓음, 비움, 여백, 회복.... 세상 속으로 다시 나갈 수 있도록 삶의 의미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담고 있어서다.

           그동안 개인적인 시련과 목사로서 코로나라는 긴 공백을 통한 힘든 시간들을 통과하며 더욱 깊이 경험
           한 자연이 주는 평강을 그려오면서 상황과 타인과의 관계에 따라 요동치던 마음을 길이라는 삶의 과정
           을 담고 있는 이미지로 침잠시킬 수 있었고, 또한 전하고 싶고 다다르고 싶은 이상향을 길과 바다 끝의
           무한 공간에 담아 형상화할 수 있었다.

           나의 작업은 끝이 나지 않는 길, 무한한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길, 드넓은 하늘, 수평선과 지평선으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다다라야 할 그 곳, 언젠가는 만나게 될 영원이라는 세계를, 사실 표현의 단순 재생
           이 아닌 자연의 공간적 재구성으로 엮어 낸 미적 경험에 의한 새로운 창조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을 보는 관람자들이 각자가 가는 인생길에서 또 다른 길을 만나며 다양한 색채 coloring을 통한
           심미성과 감성의 표현, gradation으로 공간의 문을 열어놓은 시선의 확장성 등을 경험하면서 감정과
           의식의 확장을 통한 시각적 느낌으로 현실의 답답함과 분주함을 벗어버리고 쉼을 얻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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