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발이 없어
칼날 같은 강풍을
피할 수 없지만
손이 없어도
입과 코가 되었던
잎을 움켜잡지 않아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집이 없어
혹독한 한파를
피할 수 없지만
잎과 이별하며
그 슬픔 눈물 쏟아낼
눈물 없어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한여름
풍성한 잎
원한만큼 붙들 수 없지만
좋은 시절
쌓아 놓은 음식 있고
어머니 손등 같은 껍질 있어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