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샘가 2022년 1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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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발이 없어
               칼날 같은 강풍을
               피할 수 없지만

               손이 없어도
               입과 코가 되었던
               잎을 움켜잡지 않아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집이 없어
               혹독한 한파를
               피할 수 없지만

               잎과 이별하며
               그 슬픔 눈물 쏟아낼
               눈물 없어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한여름
                                            풍성한 잎
                                            원한만큼 붙들 수 없지만

                                            좋은 시절
                                            쌓아 놓은 음식 있고
                                            어머니 손등 같은 껍질 있어

                                            겨울에도 나무는 얼지 않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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