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전시가이드 2024년 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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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3 (고귀함), 53.0x45.5cm, Oil on canvas, 2023 기원23 (어머니의방), 90.9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23
달항아리를 통한 어머니의 그리움에 대한 표현에 더해지는 추억의 모티브(motive)로
작가는 어릴적 집안에 자유롭게 유영하던 꽃들과 동네 어귀에서 높은 키로 내려 보았던
솟대 등 성장기 자연스레 함께 동시대를 이어왔던 자연물들이 화폭에 차용된다.
속의 다양한 이미지를 단순한 표현과 함께 토테미즘의 신앙적 감성을 순수한 단순 하였다. 또 작가가 의도하는 달항아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적 의미의 천체 우주
미로 표현한다. 솟대와 꽃을 담고 있는 달항아리는 고향의 친숙한 이웃과 친구 등 를 함유한다. 어머니의 의미를 더욱 크고 무한대의 평온의 세계로 확대해준다. 먼
상징하는 대상의 페르소나(가면)으로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순수미는 조형 추억속의 어머니는 항상 가족의 안위를 위해 흐릿한 양초의 빛과 벗을 삼아 기원
적 물질성을 강조하기보단 심성적 감수성으로 감상된다. 인간적 감성과 평온하고 을 하시던 가슴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작가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자신속의
온화한 자연이 공유하는 캔버스의 구성은 꾸밈없는 순수 자체의 맑은 고향의 그리 숨겨진 어머니의 모습을 투영된 거울의 이미지 속에서 찾아내곤 한다. 그 가슴 아
움의 표현이다. 작가는 고향 완도의 숨결을 어머니의 포근한 품과 심성 깊은 기억 련한 기억의 빛을 차분함으로 담고자 우리고유의 오방색으로 화면의 색상을 배치
의 풍경에서 창작의 시각화를 이루고 그 조형을 통한 미적 감수성을 공감하고자 작 한다. 채료의 단순미 또한 작가가 의도하는 조형미의 일편이다. 형태와 색채의 단
업의 수고로움을 감내한다. 순미로 직관적 조형언어를 생성하고 감상자들의 미적감수성을 자극하여 주고 있
다. 근작에서 보여지는 채료의 변화는 유화와 함께 아크릴, 석채 등 다양한 채료의
“툇마루에 서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동네 뒷 고개를 넘으면 검푸른 실험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 표현의 완성을 이루고 있다. 그에 더하
바다가 펼쳐지는 따뜻하고 평온한 환경에서 어린시절 티 없이 자랐다. 지금 붓을 들 여 기법적 접근의 다변화를 가지고자 실험적 작가정신을 우선의 가치로 창작활동
고 캔버스 앞에 서면 그 소나무, 바닷가, 조개껍질, 친구들과 뛰놀던 양지 바른 돌담 을 하고 있다.
밑이 나의 마음 안에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진다. 지금 서있는 공간에서 나는 예술이
란 힘으로 재해석 해 본다. 달 항아리는 나의 세상이고 꽃들은 그 세상에 머무는 아 서양화가 박경자는 기원(冀願) 연작을 통해 작가가 모티브로 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름다움이며 훨훨 나는 나비는 꿈이고, 희망이며 행복이다. 나의 세상에 창작의 영역 전해주고 있다. 강렬한 원색의 배경과 포근한 우리고유의 오방색의 이반된 조형미
으로 한 겹을 덥고 다듬어 솟대를 수호신으로 하여 자유로운 색의 화려함, 강렬함, 가 화려한 구상의 소재들과 단순화된 달항아리의 긴장감으로 고정된 조형언어를
따뜻함으로 현태를 이어가는 행복의 향연이다.” 자연스럽게 풀어주고 있다. 다양한 채료의 실험적 적용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법적
- 박경자 작가노트 중 - 연구활동을 시도하며 다양한 조형언어를 이루고자 기원 연작의 발표전시를 기획
하는 대담한 작가정신을 발휘한다. 작가와 어머니의 사랑은 먼 기억속의 자연 풍경
기원21의 연작은 달항아리의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절제된 이미지 속에 어릴 적 함 과 평생의 소원이 담긴 둥근 달항아리 속의 수많은 추억의 소환이며 그 시각적 이
께했던 고향의 페르소나를 표면에 배열하여 구체적 표현을 함으로 단순미와 구상 미지화를 작가만의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천착활동에 많은 공감을 형성 할 것이다.
표현의 적절한 구성을 통해 작가가 의도하는 어머니의 품으로 시간여행을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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