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2020년1월 전시가이드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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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솔 향 머물다  90.7×122cm   한지에 먹과 흙 혼합재료  2019







                                2020, 1. 14 – 1. 22 구구갤러리 (T.02-2643-9990, 목동)





         새벽여행 길에서 길을 묻다                                 경산수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옛것들을 잘 살려내기도 하지만 특히, 소나무 그
                                                        림이 일품이다. 검은 먹을 머금고 용트림하는 소나무를 보노라면 용인지 나무
        신동철 초대전                                         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세월 풍파를 이겨내며 붓끝을 갈아 온 현송
                                                        의 꺾이지 않는 기세와 맑은 정신세계의 먹물이 흐르고 있음이라. 현송의 그
                                                        림은 머뭇거림이나 거침이 없으며 힘차고 강하지만 담백하고 그윽하다. 거기
        글 : 구구갤러리 제공                                    에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현대적 감각의 옷을 입혀냈으니 감히 시공을 초월
                                                        했다 말할수 있을 것이다.

                                                        그는 소나무를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바위틈에서 자라난 석간송을 가장 좋
                                                        아한다. 예술은 손끝, 몸짓, 목소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 나오기
        신동철은 장지, 한지, 캔버스, 광목, 비단, 화선지, 모시, 목판 등 다양한 바탕위  이전에 이미 몸과 마음속에 예술은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신동철 화가는 "원
        에 수묵 청묵 돌가루 호분 흙 아크릴 등 동서양의 소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       칙적인 실경의 수용에서 벗어나 주관에 의한 경물의 해석과 공간 운용의 묘
        며, 조각 서예 도예까지 고전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부활시켜내고 있다.          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화면의 공간미를 배가
        현송은 먹물뿐만 아니라 단청에 쓰이는 청화 묵과 흙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하고 개괄적인 경물의 표현을 함축적으로 드러내어, 객관의 번잡스러움에서
        신동철의 아호는 현송(玄松), 즉 검은 소나무이다. 먹물로 창조해내는 소나무      벗어나려 했으며 실경이라는 구차한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시공을 자유분방
        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무한한 깊이와 그윽함을 뜻한다. 현송은 진       하게 넘나드며 수묵을 위주로 한 보다 깊고 그윽한 운치를 환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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