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메타코칭 공토 2024-10 어드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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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어드밴스 2024-10



                 메타기억력             - 바른 자세로 몰입하여 읽는다
                                   - 중심 단어 5개로 문장을 만들어 연결하여 줄거리를 만든다.




                                                   영원한  비밀




                  초등학교  6학년  방학을  며칠  앞둔,  어느  추운  겨울의  일이다.  쉬는  시간에  운동장으로

               나와  몇몇의  친구들과  양지쪽에  옹기종기  모여  떠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다.

               화장실은  너무  멀고  날씨도  추워  움직이기  싫었던  나는  슬그머니  빠져  나와  탱자나무

               울타리에서  남몰래  실례를  했다.  누가  볼세라  얼른  일을  마치고  왁자지껄  떠드는  친구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잠시  후,  학교에서  제일  무섭기로  소문난  체육선생님이  상기된  얼굴로  헐레벌떡

               뛰어오셨다.  그리고  선생님은  누구에게도  묻지도  않으시고  내  옆에  서  있던  친구의  멱살을

               움켜잡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녀석아. 어디다가 오줌을 싸느냐! 거기가 화장실이더냐.”

                  친구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얼른 내 눈치를 살피면서 말했다.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선생님의  손이  하늘로

               올라가더니  ‘철썩’하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제가  그랬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으나 너무나 무섭고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이  사건을  20년  이상  가슴속에  묻어  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을  다져먹고  친구에게

               사과를  했다.  그런데  친구는  그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  하겠다며  손을  저었다.  하지만  그날

               밤 홀가분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불현듯 20여 년 전 선생님께서 멱살을 잡힌 그

               친구의 눈빛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그  일을  간직해오며  나를  원망하지  않고  친하게  지내온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  ‘정말  좋은  친구를  두었구나.’  하는  뿌듯함과  한편으론  내

               마음이 부끄러워 더욱 작아지는 내 자신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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