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메타코칭 공토 2024-07 시드 해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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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시드 20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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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기억력             - 중심 단어 5개를 적고 내용을 줄거리로 만들어 보세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그  때껏  서울에서/  내가  보아  왔던  반장들은/  하나같이  힘과는/  거리가

               멀었다./  집안이  넉넉하거나/  운동을  잘  해/  거기서  얻은  인기로/  반장이  되는

               수도  있었으나,/  대개는  성적순으로/  반장,  부반장이  결정되었고,/  그  구실도

               반장이라는 명예를 빼면/ 우리와 선생님 사이의/ 심부름꾼에 가까웠다./ 드물게

               힘까지  센  아이가  있어도,/  그걸로  아이들을  억누르거나/  부리려고  드는  법은/

               거의  없었다./  다음  선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그런  걸/  참아주지
               않는 까닭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날, 전혀 새로운 성질의 반장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반장이 부르면 다야? 반장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서 대령해야 하느냐고?”

                  그래도 나는 사내다운 꿋꿋함으로 마지막 저항을 하여 보았다.

                  그  때,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말이  떨어지자마자,  구경하고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큰  소리로  웃어  댔다.  내가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였다는

               듯, 그때껏 나를  을러대던 두 녀석과 엄석대까지를 포함한 많은 아이들 모두가
               입을  크게  벌리고  떠들썩하게  웃어댔다.  나는  어리둥절하였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어,  내가  한  말  어디가  그들을  그토록  웃게  만들었는지  생각하여  보고

               있는데. 미화부장이라는 녀석이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

                  “그럼  반장이  부르는데  안  가?  어디  학교야?  어디서  왔어?  너희  반에는

               반장이 없었어?”

                  그런데 그 무슨 어이없는 생각의 변화였을까? 나는 문득 무엇인가 큰 잘못을

               하고  있다는  느낌,  특히  담임  선생님께서  부르시는데  뻗대고  있었던  것과
               흡사한  착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  때까지도  멈춰지지  않고  있던  아이들의

               왁자한  웃음에  기가  죽어,  그게  굴욕적인  복종인  걸  알면서도  석대의  말을

               따랐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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