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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챌린지 해설지
- 바른 자세로 몰입하여 읽는다.
메타기억력 - 중심 단어 5개를 적고 내용을 줄거리로 만들어 본다.
상제는 노래하고 중은 춤추고
어느 날 밤, 임금님은 한가한 틈을 타서 옷을 바꿔 입고 한 시골 동네를 거닐었습니다. 그 때 어
디선가 노래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임금님은 노래소리를 따라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소리는 골
목 끝의 조그마한 오막살이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남자의 노래 소리 속에는 여자의 울음 소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임금님
은 이상히 여기며 그 집에 가까이 다가가서 뚫어진 들창 구멍으로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 순간 임금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희미한 호롱불이 비치고 있는 방안에는 괴상한 광경이 벌어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촐하게 차려진 술상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상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
습니다. 젊은 상제 앞에서는 머리를 깎은 여자 중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더욱 놀
라운 것은 그 술상 앞에 한 노파가 엎드려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임금님은 궁금히 여기고 그 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미 보셨다니 다 얘기하리다. 사실은 오늘이 우리 어머님의 회갑 날이지요. 가세가 어려워 한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님의 회갑을 잘 차려 드리고 싶었습니다만 그것이 여의치가 않아서…….”
여기까지 이야기한 젊은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회갑날 상을 차리고 싶어도 워낙 가난한 살림이다 보니 고기 한 근을 제대로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효성 깊은 며느리가 머리를 잘라 판 돈으로 상을 차렸습니다. 어머니를 즐겁게
해 준다고 아들은 노래를 부르고 며느리는 춤을 추고 늙은이는 그저 설움이 북받쳐서 울었던 것이었
습니다.
젊은이는 그 해 가을에 탈복을 하고 과거를 보러 갔습니다. 글제는 ‘상제는 노래하고, 중은 춤추
고, 늙은이는 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자기가 겪었던 사정이었으므로 남달리 감동깊은
글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당당히 장원으로 급제하게 되었습니다. 상을 받기 위하여 임금
님 앞에 불려 갔을 때 젊은이는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자기 집에 들렀던 분이 바로 임금님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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