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매거진 휙 No.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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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은 별이 되고 / 유연숙 中
모른 척 돌아서 가면
가시밭길 걷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당신은 어찌하여
푸른 목숨 잘라내는
그 길을 택하셨습니까
시린 새벽 공기 가르며
무사귀환을 빌었던
주름 깊은 어머니의 아들이었는데
바람소리에도 행여 님일까
문지방 황급히 넘던
눈물 많은 아내의 남편이었는데
기억하지 못할 얼굴
어린 자식 가슴에 새기고
홀연히 떠나버린 아들의 아버지였는데
무슨 일로 당신은 소식이 없으십니까
작은 몸짓에도
흔들리는 조국의 운명 앞에
꺼져가는 마지막 불씨를 지피려
뜨거운 피 쏟으며 지켜낸 이 땅엔
당신의 아들딸들이
주인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