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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순 제3주일
           말씀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찬미예수님.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코로                            우리의 불완전한 모습 속에서 제2독서는 우리
          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생활 모습은 많이 변                           에게 힘이 됩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
          화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외부에서 하는 활동들이                            리스도를 선포합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
          많았던 반면에, 이제는 집안에서 혼자서 할 수 있                          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는 활동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운동, 미술, 음악,                        강하기 때문입니다.”(1코린 1,23-25) 그리스도의 십
          요리 등 각종 취미 생활과 더불어 생활 물품들을                           자가의 죽음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줍니
          직접 만드는 일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다. 어리석게만 보였던 죽음이 우리를 다시 살리
          관련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유튜브와 같은                           셨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우리의 어린아
          매체를 통해서도 이러한 모습들을 많이 접할 수                            이 같은 모습 속에서 스승이신 그리스도는 새로운

          있습니다.                                                도화지를 다시 주십니다. 인생을 다시 그려보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의 공통점은 설명법이 있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 설명과 더불어 순서대로 이행한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 성
          는 점입니다. 순서가 뒤바뀌어 버리거나 건너뛰게                           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
          되면 완성도는 떨어집니다. 반면에 순서대로 설명                           겠다.”(요한 2,19) 우리는 그리스도의 성전입니다.

          법을 따라가면 완성도는 높아집니다. 그 때 느껴                           하지만 우리의 생활 모습에서 성전의 모습보다 세
          지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상의 모습을 지니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참회와
                                                               통회, 그리고 고해성사를 통해서 주님께 다가갑시
            우리의 인생도 주님께서 알려주신 인생의 설명
                                                               다. 그럴 때, 나 자신이 아닌 주님께서 친히 허무시
          서대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1독서에
                                                               고 다시 지으십니다. 내가 다시 허물고 짓는다면
          서 언급되었던 십계명은 우리에게 인생 설명서가
                                                               그것 역시 또 다른 하나의 교만일 것입니다.
          됩니다. 우리가 십계명과 더불어 그리스도께서 보
          여주셨던 사랑을 그대로 본받고 살아간다면 얼마                              제 주변에 자전거 타기를 취미로 하시는 형제

          나 좋을까요? 우리는 실수 없는 인생, 완성도 높은                         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인생을 희망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고집과                           다치신 경험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고 이후에
          실수로, 또는 주변 상황으로 인하여 그렇지 못할                           왜 다시 자전거를 타시는지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을 초등학교에서                           대답하셨습니다. “사람이 다리 부러졌다고 안 걷

          실시하는 아이들의 그림 그리기에 비유해 봅니다.                           나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주
          아이들은 자신이 그림을 선생님의 설명대로 그리                            님께서는 고해성사를 통해 다시 걸으라고 우리에
          다가 옆 친구의 실수 또는 장난으로 자신의 팔을                           게 기회를 주십니다. 이에 희망을 걸고 다시 일어
          치는 바람에 그림을 망칠 때가 있습니다. 또한 자                          납시다. 또한 누군가 넘어졌을 때 우리 안에 계시
          신의 실수로도 그림을 망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는 그리스도와 함께 일으켜주

          때 많이 속상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럴 때가 있                                            고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됩시다.
          지 않나요? 주변 상황 때문에, 또는 자신의 실수로
          희망한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망쳐진 그림을

          가지고 울고 있는 어린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어떻
                                                                                 황성재 미카엘 신부
          게 하지?”라고 하며 발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포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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