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정기옥 e-작품집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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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밀알의 숲130S #1

         mixed materials on canvas
         145.5x145.5cm.
         2019.




                                     어느 가을날 . . .
                                     작업실로 살그머니 들어온 우리집 강아지가 내 작품에 흙이
                                      채 마르기도 전에 폴짝 뛰어 올라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눈이 휘둥그레 잡으려 하니, 한바탕 발자국만 남겨 놓고
                                      날쌔게 도망 가버렸다.
                                     가슴을 쓸어 안으며 되지도 않을 상처 치유에 걱정의 나날을
                                     보냈다. 처음에는 상처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에 쉽게 용기
                                     가 나지를 않았다.
                                     내 안에 또다른 발자국 그 소리에 놀라 깊은 내면의 내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시간이 흘러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남은 발자국은
                                     어느새 사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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