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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나는 <69세>와 치열하게 연애 했다. 사랑이 넘쳤고, 때론 너무 힘들어 나가떨어
지기도 했고, 그러다 다시 그를 붙들고 위로와 위안을 얻기도 했다. 개봉을 하고 각본집
을 엮는 동안 나는 아직도 <69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
득, 아. 그게 아니라 그를 잘 보내주기 위한 시간들을 갖고 있는 거구나..라고 생각을 하
자, 심장 한쪽이 저릿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도록 애 많이 써주신 소시민워크와 배급사 엣나인 식구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69세>의 인연으로 만나 벗이 된 김지희에게도 고맙다. 현장에서도, 각본
집을 엮을 때도 내가 길을 헤맬 때 많은 도움을 줬다.
출간 소식에 과분할 만큼의 깊은 애정과 응원의 글을 보태 준 소설가 이홍, 시나리오 작
가 홍은미를 비롯해, 바쁜 와중에도 <69세>를 처음 마주했던 시간과 고민들을 밝혀준
스태프들 덕분에 나는 너무 배가 부르다. 그 뿐인가. 어쩌면 매우 사적인 책이 될 운명을
믿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하게 만들어 준 이다혜 님, 이랑 님 덕분에 미리 크리스마스 선
물을 받은 것 마냥 흥분된 기분도 든다. 그건 아마 독자 분들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각본 속 인물로만 그쳤을지도 모를 69세, 심효정에게 숨을 불어넣어 주신 예수
정 배우님과, 개봉 후에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심효정에게 힘이 되어 준 관객
분들, 서포터즈 ‘봄볕단’에도 아낌없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맺는다.
- 2020. 가을. 영화+육아 노동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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