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2023서울고 기념문집fo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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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수학여행을 보내야 하는 건에 대해서~~.결국 보내기로 결론이 났는데
사춘기 시절 반항심이라 할까? 징계 받은 친구들끼리 “환영 받지 못하는 수학여
행 가지 말자”고 했다. 그러나 수학여행 당일 날 그 약속은 어디 갔는지 다 여행
을 갔고 우리 의리에 사나이 안 모군만 수학여행을 안 갔다.
지금도 그때 얘기 나오면 배신자들이라 씩씩 거린다. 명성여고랑 같은 열차를
타고 가면서 실에 미팅을 제의 하는 메모지를 묶어서 뒤편으로 날려 보내기도
하고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갔다. 일부 친구들은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놓고 놀란스에 “Sexy Music“, 블론디의 “Call Me”에 맞춰 춤을 췄
다 .헌데 친구들이 한 춤 보여 달라면서 부추기는데~~ 결국 신나게 춤사위를 펼
치고 있는데 우리 송깡 선생님 순찰 돌다가 딱 보셨네~~.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그럼 그렇치” 네 버릇 어디가냐?는 말씀이다.
경주에 도착해서 수학여행 중 불국사에 오르는 둥 마는 둥, 몰래 캪틴Q 숨겨
가며 마시는 친구들, 일명 “섯다“란 화투게임으로 쌈지 돈 탕진하던 친구들, 캠프
화이어로 수학여행의 밤을 불사르는 친구들 저마다 추억을 만들어 갔다. 그 와중
에 “수학여행을 가면 경주역 근처 빨간 전등 켜져 있는 곳에 가서 첫 동정을 버리
고 와야 남자가 된다”고 혼자 월담해서 다녀온 뒤 무용담을 늘어놓았던 지금은
강단에 계신 우리 의리 없는 박 모군.
그렇게 수학여행은 아쉽게 지나갔다. 3학년에 올라가서도 남들은 대입 준비
에 열공하는 동안 공부는 안하고 학교만 열심히 갔다. 수업시간 시간 중에 칠판
을 보면 당구장 생각만 하고 방과 후 뉴욕제과 근처를 배회할 생각만 했다. 외모
에 신경 많이 섰는데, 우리 하복이야 정말 볼 폼 없지만 동복 입을 때면 교복 맞
추러 탁모 군과 신당동까지 간 적도 있었다. 하하 ~~ 나팔바지, 단꼬바지, 주머니
45도, 1자 전문용어 아는 친구들은 알거다. 두발 자율화로 머리를 기르게 되자
그때 아마 핀클인지 핑클인지 하는 파마가 유행해서 파머 하러 우리친구 최모군
(별명은 “대포”)과 미용실을 들락 거렸다.
웰라폼이 유행이었는데 없으면 니베아크림, 면도크림으로 대신했고 아버님
뽀마드도 많이 작살냈다. 인생을 좌우 한다는 시기에 놀기만 한 거 같다.
41 _ 4060 우리들의 3色5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