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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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
           였다. 극단 클라운질라(Clownzilla, 미국)의 “사랑이야기”(A Love Story)는
           늘 웃음을 줘야 하는 광대의 잔인한 세계에서 진실한 사랑을 찾아 고군분투
           하는 두 광대의 우스꽝스러운 모험을 그렸다. 보스크레신아(Voskresinnia,
                    4)
           우크라이나)의  “벚꽃동산”(The Cherry Orchard)은 거리극에 맞게 원작의
           줄거리를 단순하게 줄이고 대사를 생략한 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서정
           적인 음악을 바탕으로 이미지 중심의 공연을 펼쳤다. 공연은 짧은 시간에
           피었다 지는 아름다운 벚꽃처럼 우리의 삶은 덧없기 그지없지만 그 덧없음
           속에 또한 아름다움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설득시키려고 하였다.


           8편이 참가한 자유참가작은 예년에 비해 대체로 완성도가 높아져 양적인
           증가와 함께 국내 거리극의 질적인 제고를 기대할 수 있었다. 다만 그다
           지 효과가 없는데도 유행처럼 영상을 사용하고, 지나치게 많은 출연자를
           등장시켜 비효율적으로 제작하는가 하면, 내용이 지나치게 교훈적인가 하
           면, 또 반대로 어린이에게 부적합한 장면이 공연되는 등의 문제점은 여전
           히 드러나고 있었다.

           이 해에는 설치미술이 처음으로 시도되었다. 작가 연기백은 “야영”에서 사
           용하는 푸른색 드럼통으로 3미터×5미터의 거대한 설치미술 “어느 화창한
           날 아침”을 주행사장에 세웠다. 이 작품은 석유라고 하는 산업사회의 대표
           적인 땔감을 저장하는 드럼통이 위협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형상화
           하여 문명의 위기를 경고하였다. 그 해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제
           네릭 바뾔의 “야영”이 드럼통을 사용하여 공연한다는 점도 재료를 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4)   이 극단은 리비우(L‘viv)에서 실내극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종종 거리
             극도 제작하며, 더불어 공연예술축제 “황금사자”(Golden Lion)도 운영하고 있
             다. http://www.voskresinnia.eu/ 폴란드 KTO와 보스크레신아는 주로 실내극
             을 하다 가끔 거리극을 제작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동유럽 특유의 문학적 서
             정성이 아주 강하며, 도시의 사각형 광장에 맞춰 거리극을 제작하고, 장치나
             도구보다는 배우의 연기에 많이 의지한다. 따라서 과천축제에 올 때도 위 두
             단체는 배우들만 왔고, 무대장치나 대·소도구는 아주 단순하고 또 양도 적어
             축제사무국이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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