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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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 “공사중”
                                                                                   1
           기대와 참혹한 실제를 풍자적으로 다룬 “웨딩패키지”를 공연하였다. 사회                                             4. “기다리는 사람들”
                                                                                   2    4   5
           문제를 다뤘지만 예술적 가공을 거치지 않아 해프닝의 거친 나열이었고, 몸                                            5. “빛깔있는 꿈”
           을 사리지 않고 연기했지만 종종 거칠었다. 댄스씨어터 창의 “기다리는 사
           람들”은 마네킹을 활용한 무용이었다. 무용수의 움직임과 그저 끌려갈 뿐
           인 마네킹의 움직임 사이의 대조 속에 무기력한, ‘기다림’ 외에 남은 게 없
           는 시대를 고발하였다. 공작소 365는 배를 만들어 천국을 찾아가지만 결국
           난파당한다는 “바보배”를 공연하였다. 이 단체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기
           존의 소설을 공연으로 만들었다. 올해는 원작이 작년보다 소규모여서 보다
           충실하게 재현되었지만 여전히 기존의 이야기를 담기엔 연기, 대·소도구,
           음악 등이 미흡했다. 마임공작소 판은 화가 이중섭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 퍼포먼스 “빛깔있는 꿈”을 공연하였다. 인형의 제작과 조작이 충실
           하게 이루어진 것에 비해, 내용은 아무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단순하다는 인상을 씻기 어려웠다. 체험예술공간 꽃밭의 미디어 드로잉 체
           험퍼포먼스 “종이창문”은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이용한 다양한 영상놀이를
           보여준 다음 관객들이 체험하게 하는 영상체험형 공연으로서,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프로젝트 잠상의 “공사중”은 영상이 중심이 되
                                 5)
           어 거리로 나온 최초의 시도였다.  이 시도를 바탕으로 과천축제는 조심스
           럽게 거리극 대신에 거리예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건축사들
           이 건물을 짓는 동안 서로 충돌한 나머지 공사를 망친다는 내용은 그다지
           인상깊지도, 또 공연자들이 의도한대로 우스꽝스럽지도 않았지만 다양한
           영상기법은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끌어냈다.


           해외공연은 서커스가 많았다. 서커스는 당시 거리예술계에서 크게 성장하
           고 있었다. 이 현대서커스들은 단순히 곡예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
           간과 세계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예술을 시도하고 있었다. 보알라
           (Voala, 아르헨티나)의 “비상”(Voala)은 크레인을 이용해 관객들 머리 위
           높은 곳에서 화려한 공중묘기를 펼쳤다. 늦은 밤 마지막 열차를 놓친 직장
           인(남자)들이 여자들의 유혹에 넘어가 환상적인 밤을 보낸다는, 언뜻 부도






           5)   종래 영상을 이용하는 공연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공연의 중심은 배우의 연
             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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