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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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거리미술관”
3 5 3 - 6. “투르 드 코리아 인 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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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운 내용으로 채워진 우렁찬 합창 그리고 멋진 더블베이스가 관객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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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비계틀은 캔버스가 되고, 인부들은 화가이자 합창
단이 된다. 서양에서 연극의 출발은 합창이었다. 이 작품의 근간은 ‘세상이
오직 그림으로 그리고, 노래로 부를 때만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삶과 예술
은 하나다. 이 둘은 모두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그 자리에 살아있어야 하
며(현존), 또한 덧없다는 점에서도 같다. 배우들의 노래와 그림 역시 ‘순수한
창조와 마주침의 순간’이자,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덧없이 사라진다. 무엇보
다 우리의 삶처럼 예술 역시 누가 가져갈 수도, 살 수도 없으며, 따라서 시장
과 투기와 흥정과 세일의 대상이 아니다. 왜곡되고 위장된 삶과 예술이 비판
과 탄식의 도마 위에 오른다.
극단 크타(Ktha Compagnie, 프랑스)의 “세상은 자기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
다는 것을 알까?”(Est-ce que le monde sait qu’il me parle?)는 컨테이너
를 공연장으로 개조하였다. 두 명의 배우(프랑스 1명, 한국 1명)가 끊임없이
말을 쏟아낸다. 지하철 안내방송, 기계 메시지, 표지판 문구, 광고 등 일상에
서 무의미하게 흘러나오는 것들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그 ‘사회
적 잔소리들’을 들어야 한다. 공연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행해지는 말의
홍수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기계적이고 무감각적인 삶을 되짚으
면서 현대사회의 비인간성과 익명성을 일깨운다. 그룹 류드(LJUD Group,
슬로베니아)는 거리의 풍경과 구조물 또는 사물을 예술작품으로 둔갑시켜
“거리미술관”(Street Walker)을 만들었다. 그렇다고 이들을 변형시키는 것은
아니고, 미술관의 안내서처럼 단순히 진지한 설명을 덧붙이는 식이었다. 물
론 이 설명은 가짜다.
그러나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총 동원한 재치있는 해석이 도심 속의 숨겨지
거나 소외된, 혹은 매일 접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풍경들을 액자 속 작품
으로 변신시키고, 관객은 사물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무한한 상상력
을 발휘하면서 일탈의 시공간을 경험하였다. 제네릭 바뾔(Generik Vapeur,
프랑스)의 “투르 드 코리아 인 과천”(Jamais 2003)은 중앙로를 자전거 경
주장으로 바꾸고, 선수들은 자전거를 타고 결승점을 향해 목숨을 바쳐 달렸
다. 모두 가혹한 경쟁에 내몰리지만 우승의 유혹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낼 만
큼 달콤하다.
그 사이 자본이 개입하고 언론도 한 몫 하기 위해 아우성을 친다.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된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와 차량들 그리고 곳곳에서 터지
는 화려한 불꽃과 대조되면서 경쟁에 내몰린 우리의 처절한 현실이 달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