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6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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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3. “함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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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신체가 자유를 뺏기고 구속되는 상황을 통해 형형색색의 고무줄에 이중
 적 의미가 부여되었으나, 이내 그것을 가볍게 풀어버림으로써 깊이있게 발
 전하지는 못했다.  댄스씨어터 창의 “꿈속에서 꾸는 꿈”은 인터넷의 가상세
 3)
 계, 특히 거친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모습을 춤으로 형상화하였다. 송곳
 을 찌르고, 비명을 지르고, 욕을 내뱉는 등 조절기능을 상실한, 일탈된 행동
 들이 가감없이 재현되고, 정형화를 상징하는 사각형 판을 계속해서 쓰러뜨
 리는 역동적인 움직임이 박진감을 일으키면서 관객을 불편한 긴장 속으로
 4)
 몰고 갔다. 프로젝트 곧ㅅ의 “함께 있다면”은  벽과 바닥 등 이미 그 자리에
 있는 구조물 혹은 사물에 박차고 오르고, 몸을 부딪치고 굴리고 튕기고 뛰는
 등 역동적인 접촉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야기도, 어떤 감정표현도 없
 이 단순히 무용수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를 통해 사회 안에서 사람
 5)
 (人)이 함께 관계를 맺는 갖가지 방식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자유참가작은 가능한 한 모든 제안을 수용한 결과 예년보다 훨씬 많은 11편
 이 공연되었다. 아시아춤 연구소의 “저곳”은 망자의 한을 달래 저승으로 떠
 나보내는 굿으로, 죽음에 이르는 여러 사연들을 펼쳐 보이면서 한국의 근대
 사를 다시 한 번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죽음이라는 소재와 함께 바닥에 피
 운 불과 천과 한지를 사용한 설치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상이 세련되게 서로
 결합하면서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신비의 영역으로 이끌었다. 박진영의 “모
 6)
 범인간”은  한 젊은 직장여성의 불안을 다뤘다. 퇴근한 후 그녀는 천정에 매
 달린 슬링에 지친 몸을 내던진다. 꿈을 꿨는지 몸을 뒤척이다 이내 미끄러
 지고, 반쯤 꿈꾸는 상태에서 세상이 요구하는 틀과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
 는 불안을 들여다본다. 온몸을 흔드는 불안한 떨림과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






 3)   참조: 이지현, 춤이 거리에서 길을 묻다, 제18회 과천축제 평가보고서
 4)   박재영은 2010년 엑스니힐로(Ex Nihilo, 프랑스)와 프로젝트 외(한국)의 공동
 제작 “날 보아”에 출연하였다. 그래서인지 이 공연에는 엑스니힐로의 영향이
 많이 나타났다.
 5)   참조: 이지현, 춤이 거리에서 길을 묻다, 제18회 과천축제 평가보고서
 6)   박진영은 2013년 스토커 시어터(Stalker Theatre, 호주)와 스프링 컬쳐(한국)
 의 공동제작 “파편의 산”에 출연한 무용수로, 그 때 익힌 슬링기술을 사용하
 여 이 공연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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