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1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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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 “지름 3미터 요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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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4. “화희낙락”(火戱樂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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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여정”은 2101년 “빛, 날다”의 후속작이었다. 이전 작품이 건물 벽면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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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 위·아래 움직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후속작은 크레인을 이용한
고공 수평이동으로 공중공연을 확대했다. 공연은 한 남자가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우주로 여행을 떠난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공중 높
은 곳에서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움직임과 하얀 종이가루를 뿌리며
서서히 하늘을 떠도는 ‘꿈의 배’가 한껏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서울
괴담의 “야간기습대회”에서는 학교에 갇혀있던 아이들이 기습적으로 세상
으로 나와 강압적이고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비판하였다. 이 단체의 이전 작
품에 비해 이야기는 거의 사라지고, 젊은 문화의 상징인 그래피티와 랩 그리
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시대에 저항하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재
활용품으로 꾸민 무대와 단순한 움직임이 반복되는 연기 그리고 드럼 하나
만을 반주로 한 랩 등 공연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아주 거칠고 강렬한 분
노를 표출했지만 그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슬픔이 공연을 서정적으로 채
색하였다. 요요퍼포먼스그룹 요요현상의 “지름 3미터 요요쇼”는 전년도보
다 내용이 더 풍부해졌다. 관객들은 여전히 요요의 기예에 환호했지만 공연
자들은 요요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넓은 세상에서의 사회적 성
공을 삶의 잣대로 간주하는 세태에 저항하고 지름 3미터 내의 작은 요요 세
계의 가치를 변호하였다. 작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이 해에
다시 초청한 음악당 달다의 “랄랄라쇼”와 소월길 위에 비닐하우스의 “우산
이 필요해_두 번째 이야기”는 기대만큼 성과가 있지 않았다. 중앙로를 책임
진 공연은 예술불꽃 화랑의 “화희낙락”(火戱樂樂)이었다. 이 공연은 고려 말
이후 국가적인 불꽃놀이였던 ‘화산대’(火山臺)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공
연단은 화산대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그것을 제작하
는 단계에서 겪었을 수많은 예술가들의 고통과 좌절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공연은 화산대를 만들라는 왕의 명령으로 시작하여 예술가들이 겪는 갖가지
위험천만한 시도와 실패 그리고 고초를 이동하면서 형상화했다. 이 과정에
서 전통연희의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여 예술가들을 독려하는 한편, 공연단
을 따라 이동하는 관객에게는 흥겨움을 일으켰다. 물론 마침내 화산대가 완
성되고, 하늘에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거리춤은 3편이었다. 온앤오프무용단의 “무지개”는 무용수들이 가벼운 손가
락 터치로 시작하여 서로 부딪치고 또 어울림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탄성 고
무줄에 점점 더 얽히게 되면서 여러 고무줄 색깔에 의해 무지개 같은 아름
다운 띠가 만들어지는 공연이었다. 드디어 마지막에 고무줄이 몸을 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