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2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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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혈혈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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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노키오”
한 몸부림은 ‘모범인간’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고, 이에 힘입어 그녀를 옭아맸 1 3. “아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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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슬링은 그녀에게 자유의 날개를 달아준다. 창작중심 단디의 “어떤 그림”
7)
은 애벌레가 곤충이 되어 마침내 하늘로 날아오르는 이야기를 공중춤으로
펼쳐보였으며, 김혜원의 테이블 인형극 “잠자리 날아다니다”는 꿈에서 사람
의 삶을 살아보는 잠자리의 경험을 통해 모두가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강
조하였고, 명랑거울의 “혈혈단신”은 홀로 삶을 개척해야 하는 외로운 존재
를 커다란 고무풍선 속 인물을 통해 묘사하였다. 움직이는 밴드의 “소파에
태워줄게”는 소파를 통째 자전거에 싣고 다니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길거리
음악여행이었으며, 전통창작그룹 이끌림의 “이끌림, 유랑하다”는 신명나는
다양한 전통연희를 펼쳐보였고, 상상발전소의 “전구인간”은 커다란 전구 모
양의 풍선을 머리에 쓴 공연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색다른 풍경을 만
들어냈다. 프로젝트 모아의 “그린 티”는 청소도구와 쓰레기를 재치있게 이
용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한 걸립공연이었으며, 아토&지니 컴퍼니의 “아토의
선물”은 관객들과 함께 즉흥적으로 타악연주를 만드는 체험형 공연이었다.
공식초청작들은 대체로 다수 관객을 상대로 하는 대규모 공연이 많았는데,
이는 각 단체들이 그 동안 거리예술에 대한 경험을 쌓아가면서 제작에 자신
감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공식참가작들은 보다 개
방된 야외공연형식을 시도한 마당극 두 편(“돼지잔치”, “눈자라기”) 외에 거
리예술의 새로운 형식을 위한 시도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을
보았을 때 쓰레기(“별꽃도시”), 청소년 문제(“꿈속에 꾸는 꿈”, “야간기습대
회”, “지름 3미터 요요쇼”), 사회적 소외(“우산이 필요해”), 물신주의(“돼지잔
치”) 등 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을 적극 담아내려는 시도들이 많았다. 자유참
가작은 젊은 공연예술인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거리예술의 역사가 길어지
면서 사실상 거리예술에 대한 제작경험을 어느 정도 축적한 상태였고, 이에
따라 공식참가작 못지않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해 자유참가작들에
서 형식면에서 공식참가작에 비해 새로운 실험들이 돋보였다면(“혈혈단신”,
“소파에 태워줄게”, “저곳”, “전구인간”, “아토의 선물”), 내용면에서는 사회
적 이슈를 제기하는 데 다소 미흡했다.
7) 참조: 이지현, 춤이 거리에서 길을 묻다, 제18회 과천축제 평가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