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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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
2 - 4. 개막공연 “은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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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한마당’이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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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참가작은 6 편이었다. 대체로 예술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엿보였으나
사회의 이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거리극이라는 형식이 충분히 반영되
지 않았다. 레드노우즈의 “손”이 거리극의 형식을 잘 갖추고 있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3)
해외문화한마당으로는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문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프랑스는 현대 거리극의 선두주자인 만큼 이를 위해 거리
극 3 편을 초청하였고, 이 외에 두 개의 사진전과 만화전시 및 만화그리기 시
연, 영화상영, 프랑스카페가 운영되었다. 프랑스가 워낙 문화의 나라로 인식
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개막공연은 전래설화 ‘은어송’을 소재로 축제의 주제인 ‘꿈’을 전통공연예술
양식을 바탕으로 시민과 공연예술인이 함께 펼쳐보이는 마당극이었다. 공연
은 상상 속 존재인 도깨비들을 중심으로 ‘꿈’의 소중함을 일깨우려고 했으며,
마지막에 거대한 도깨비 풍선(8m×10m)을 등장시켜 공연의 신명을 극대화
하였다. 그러나 몇몇 장면에서 상투적인 대사와 몸짓과 음악이 반복되었으
며, ‘꿈’이라는 주제를 ‘은어송’이라는 소재에 원활하게 녹여내지 못하여 다
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다. 이후 개막공연은 축제사무국이 제작을 주도하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일종의 주문제작을 하는 셈이어서 좋은 결과물을 내기가
어렵다는 점, 새로 제작을 하는 데다 많은 출연자가 참가하는 대규모 공연이
어서 경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하
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듬해에 폐기되기에 이른다.
3) 자유참가작의 경연방식은 이 후 폐지되었다. 그 이유는 첫째, 경연방식이 거리예
술계에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예술분야와 마찬가지로 거
리예술 역시 작품을 만들게 되는 계기는 상금과 같은 외부의 자극이 아니라 예
술가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표현 욕구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실제로 자유
참가작에 참가한 단체들은 시상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둘째로, 예술을 어떤
잣대에 따라 점수를 매기듯 평가하는 것은 예술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아니지
않는가 하는 반성 때문이었다. 사실 예술은 아주 다양하고, 또 매순간 변하는 것
이어서 고정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게 위험천만한 일일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
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 영원히 사라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살아서 전혀 주목
을 받지 못하다 후세에 인정을 받는 경우가 예술에서는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