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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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이 보고서는 2003년(제7회)부터 2014년(제18회)까지 과천축제에서 공연된 다. 엄밀한 의미에서 과천축제가 완전한 거리예술축제가 되기에는 아직 우
거리예술에 대해 기록한 것이다. 축제에는 이 외에 여러 공연과 행사가 있 리나라의 거리예술이 양적으로도 부족했던 것이다.
었다. 그러나 축제의 중심은 근본적으로 예술행위로, 이 외의 부대사업들
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을 뿐, 사실 중요한 게 아니 2006년 제10회에 이르러 과천축제는 처음으로 모든 공연을 야외에서 치룰
라서 언급하지 않았다. 과천축제가 중점을 둔 예술행위는 마당극에서 출발 수 있게 되었다. 그간 과천축제가 국내 거리예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한
하여 거리극을 거쳐 거리예술에 이르렀다. 이 보고서는 이 예술행위에 중 결과였다. 안산과 고양 그리고 서울 등에서도 거리예술을 중심으로 하는 축
점을 두었다. 1) 제가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축제의 수는 여전히 부족하고, 국내 거리예
술은 질과 양 모두 미흡하다. 무엇보다 축제가 더 생겨나야 거리예술인들의
2003년 이후 과천축제는 마당극 중심에서 거리극과 야외극으로 확대한다 활동무대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거리예술의 제작환경도 좋아진다. 이 보고
고 하면서 ‘야외공연예술(축)제’를 표방해왔다. 야외극이니 야외공연이니 하 서를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이에 자극을 받아 축제가 하나라도 더 생기지
는 말은 단순히 야외에서 하는 모든 공연예술을 뜻했다. 그러나 거리극이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라는 용어는 사실 그 이전인 축제 초창기에도 이미 나타난다. 축제에 초청
된 해외공연들이 자기들의 양식을 ‘거리극’(street theater)이라고 소개했고, 이 보고서는 2003년 이전, 그러니까 1997년(제1회)부터 2002년(제6회)까
축제에서도 이 명칭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기 지는 다루지 않았다. 필자가 직접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시간
는 유럽을 중심으로 거리극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였다. 해외에서는 ‘야 이 흘렀지만 당시 축제 책임자가 언젠가 보고서를 쓰든지 아니면 다른 어
외극’을 ‘open-air theater’로 표기하고, 대개 실내공연을 야외에 그대로 옮 느 누군가가 남아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축제의 초창기 역사를 작성하여 이
2)
겨온 것을 지칭한다. 이에 비해 거리극은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공연 보고서를 완성시키기를 바란다. 3)
이 아니라 처음부터 거리 등 야외공간을 위해 창작된 공연예술을 뜻한다.
따라서 이런 거리극의 경우 실내공연장에서는 효과가 눈에 띄게 감소하거
나 아예 공연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해외의 거리극축제는 당연히 야외극을 배제한다. 그런데 거리극이
실험적으로 발전하면서 거리만이 아니라 공원, 정원, 폐쇄된 공장 등에서도
시도되기 시작하였다. 이 때 공연장소에 따라 일일이 명칭을 부여하기 어
려운 점이 있어 전반적으로 실내공연장이 아닌 공간에서 실내공연과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을 거리극 혹은 거리예술로 통칭한다. 이 문제를
1) 과천축제는 명칭이 6번이나 바뀌었다. 보고서가 언급하는 시기에는 당시 명
해결하기 위해 ’공공공간예술‘(the arts in public space)이라는 용어도 생 칭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과천축제로 불리기 시작한 2012년 이후는 당연하
겨났다. 초창기 과천축제는 이러한 차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채 ’거 고, 그 전이라도 축제의 전반을 언급할 때는 가장 최근의 명칭을 사용했다.
리극‘ 외에 ‘야외극’이라는 단어도 함께 써왔다. 물론 마당극을 위시한 많은 2) 해외에서는 비공연시즌인 여름에 오페라나 연극 등 실내공연을 숲이나 호숫
작품들은 실내공연장을 위해 제작되었고, 그리고 축제는 늘 프로그램을 채 가 등 야외로 옮겨 공연하곤 한다.
3) 그 대신 과천축제의 초창기 모습을 가장 잘 기록한 것으로 판단되는 “열린무
울 공연이 부족했기 때문에 종종 야외에서 가능한 실내공연을 초청해야 했
대와의 교류, 과천한마당축제 연구”(이은경)를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