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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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제7회 과천한마당축제  2  1.  “똥벼락”
 1  2. “한여름 밤의 꿈”
 “어울림”  3  3. “우리나라 우투리”  한다고 주장하면서, 흑백논리에 근거한 마당극의 낡은 정치이념과 질적 수
                            3)
           준의 미흡을 비판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마당극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야외극으로 축제를 확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사무국이 보관하고
                                                             4)
           있던 해외의 거리극에 관한 자료들을 대하고, 스페인 바야돌리드 축제와
                        5)
           벨기에 뢰벤 축제를  방문한 후 신임 예술감독은 ‘거리극’ 개념을 도입한
 2003년  1월  29일  과천마당극제  조직위원회  실무위원회는  축제의  명칭  다. 유럽에서 거리극은 소수 엘리트만을 위해 존재했던 예술을 다수 대중
 을 ‘과천마당극제’에서 ‘과천한마당축제‘로 바꾸고, 신임 예술감독으로 임  에게로 확대하고(‘문화민주주의’), 블랙박스로 지칭되는 실내공연장의 관습
 수택을 선임하였다. 이처럼 축제의 틀을 바꾼 것은 종래 축제의 중심축을   적인 예술에서 벗어나 ‘거리’라는 공공공간에서 비관습적인 새로운 예술을
 이루던 마당극이 지나치게 정치적 성향이 강한데다, 정치이념 또한 과천  시도하며, 격식을 차리는 점잖은 예술을 타파하고 예술에 다시 활력을 불
 의 도시이미지와 시민구성원의 자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  어넣겠다는 목표 아래 축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신임 예
 다. 그렇지만 ’마당극‘이라는 이름의 대중친화성과  6년에 걸친 축제의 역  술감독은 이같은 거리극을 통해 공연예술이 형식과 내용 모두에 있어 궁
 1)
 사를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축제의 새로운 이름으로 다소 애매한 ‘한마당’  극적으로 대중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다. ‘마당’이 제
 이 채택되었다.  한적인 접근만 가능한 폐쇄된 사적(私的) 공간인데다, 오늘날 거의 사라진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예술감독으로서 과천마당극제를 이끌어온 박인  데 비해, ‘거리’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타인을 만나 삶을 교환할 수 있
 배는 이러한 변화를 비판하면서 마당극이 “서구근대극과 같이 ‘일방전달식’  는 열린 공적(公的) 공간이자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공간이기 때문
 이 아닌 요즘 주목받는 인터넷 매체와 같은 ‘쌍방향성’이 가능한 열린 구조  이었다. 그리고 과천시의 쾌적한 환경은 거리극과 같은 예술활동을 펼치기
                              6)
 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삶의 진정성을 담고”  있는 공연양식이라고 변호  에 비교적 적합하기도 했다.
 2)
 하였다. 이에 신임 예술감독은 마당극이 “특정시대의 정치적 환경 아래서   축제를 마당극에서 거리극으로 확대시킨다는 사실 외에 커다란 변화는 아
 탄생한 것으로 이제는 현대적 양식으로 바뀌어야” 하며, 축제가 “현 체제  마추어단체의 배제였다. 지난 과천마당극제에서는 전문공연단체 외에 축제
 의 마당극에서 탈피해 과천시민들의 상향평준화된 문화정서를 수용해야”



           3)   오마이뉴스  2003.2.6  http://media.daum.net/entertain/star/newsview?news
             id=20030206023230725
 1)   극단 미추가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소재를 전통연희를 바탕으로 공연하여 크  4)   정식명칭은 “국제 거리극 및 거리에술 축제”(Festival Internacional Teatro y
 게 성공을 거둔 적이 있었다. 당시 마당극단체들은 ‘마당극’이라는 용어를 사  Artes de Calle)로 대중들에게 공연예술을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공공공간예
 용하지 못하게 하자 극단 미추는 자기들의 공연양식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술  혹은  거리예술을  중심으로  바야돌리드市  문화재단(Fundacion  Munici-
 ‘마당놀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미추의 성공으로 ‘마당놀이’라는 용어가 ‘마  pal Cultura)이 주관하여 치루며, 거리예술에 관한 한 타레가(Tarrega)의 “Fira
 당극’ 못지않게 널리 퍼졌다. 마당극의 대중친화성은 사실 마당놀이의 성공에   Tarrega”와 함께 스페인에서 가장 큰 축제이다. www.tacva.org
 기인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적인 ‘마당극’과 대중적인 ‘마당  5)   정식명칭은  “국제야외극축제”(Internationaal  Openlucht-theaterfestival)로,  2
 놀이’를 구별하지 못했다. 미추의 마당놀이는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을 거둬   년마다 열린다. 훗날 ”Leuven in Scene”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2012년까지
 공연료도 비쌌거니와, 원하는 시민은 언제든 서울 등 근처 공연장을 찾아 관  Fabien Audooren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http://www.leuveninscene.be/
 람할 수 있다는 판단에 과천축제에서는 한 번도 초청하지 않았다.
           6)   사실 거리극은 이전에도 해외공연단에 의해 과천축제에 선보인 적이 있었다.
 2)   오마이뉴스 2003.2.10 http://media.daum.net/entertain/star/newsview?news  다만 축제사무국이 ‘마당극’에 집중하면서 ‘거리극’에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
 id=20030210043253013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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