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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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이후에도 계속 고수되었는데 그 이유는 공연예술계에게 무엇이 중요한
           가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아직 장르(마당극, 야외극, 거리극)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게 정립되지 않아,
           그 해에 선정된 국내공연들은 ‘야외마당극’, ‘야외 퍼포먼스’, ‘어린이극’, ‘무
           용’, ‘음악’으로 분류되었다. ‘야외마당극’은 마당극처럼 춤, 음악 등 전통공
           연의 요소들을 적극 사용한 작품들로, 이미 실내에서 공연한 작품을 3면 객
           석으로 둘러싸인 마당 형식의 야외공간에 옮겨온 것들이었다. 극단 여행자
           의 “한여름 밤의 꿈”(연출: 양정웅)과 극단 돌곶이의 “우리나라 우투리” (연
                                        8)
           출: 김광림), 극단 수레무대의 “꼬메디아”는  이미 실내공연에서 크건 적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작품이었다. 게다가 이들 작품이 공연해온 무대와 객
           석의 구조는 마당극과 대동소이했다. 그렇지만 막상 야외에 나오자 공연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조명과 음향이 실내공연장을 따라잡을 수
           없었으며, 무엇보다 관객의 질과 관람집중도가 달랐다. 무료인데다 개방된
           공연장이었기 때문에 관객은 남녀노소 무차별적으로 찾아왔고, 늦게 오고,
           일찍 나가기도 했다. 또한 야외에서는 공연자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극단
           민들레의 “똥벼락”과 코티의 “신배비장전”은 이미 단순한 구조와 형식으로
           제작된 것이어서 야외로 옮겼어도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야외 퍼포먼스’는 거리극의 길목에 있는 작품들로 구
           성되었다. 아직 거리극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 등 야
           외를 배경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통일성도 떨어졌다.
                       9)
                                   10)
           김대균의 “판줄”과  “통영오광대”는  야외에서 벌어지는 전통공연이었고,



           8)   “꼬메디아”는 ‘꼬메이아 델 아르떼’라고 하는 이탈리아의 전통 희극연기방식
             을 차용한 공연이었다. ‘수레무대’라는 단체명칭 또한 당시 이 연기방식이 펼
             쳐지던 공간에서 따온 것이다.
           9)   현재 과천시 갈현동에 위치한 ‘찬우물’에는 소리와 춤 등에 정통한 많은 예인
             들이 모여 살았는데, 그 중에는 줄타기 명인들도 있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의 스승인 김영철도 그 중 한 분이었다. 그보
             다 앞서 줄타기의 명인이었던 김관보는 과천에서 줄타기를 가르쳤고, 그 제자
             가 김영철이다. 이러한 역사를 잘 알고 있던 당시 과천문화원의 최종수 원장
             이 적극 권유하고, 여인국 시장이 후원을 약속하자 줄타기보존회는 과천으로
             터를 옮겨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2003년 이후 과천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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