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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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까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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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3. “엉터리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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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데에는 음악만한 장르가 없기 때문이다. 3 5 4 - 5. 션 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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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5편이 초청되었다. 가장 관심을 끈 작품은 타이타닉 극단(The-
ater Titanick, 독일)의 “타이타닉”이었다. 관문체육공원 주차장에 2376석
의 객석을 설치하고 유료로 공연하였는데, 5일간 객석점유율 85%를 기록
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영화 “타이타닉”이 흥행에 돌풍을 일으킨 바로 다
음이어서 그랬는지, 연극으로 어떻게 이 거대한 이야기가 가능한지 궁금한
관객들이 과천뿐 아니라 서울 등 타 도시에서도 많이 찾아온 것이었다. 둘
다 타이타닉의 침몰을 다뤘지만 영화가 허구의 ‘사랑이야기’에 중점을 둔
반면, 이 거리극은 단순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기술을 사용하여 당시 최고
의 과학문명이 물속에 잠기는 장관을 감동적으로 연출하면서 역사적 사건
이 주는 교훈을 충실히 따랐다. 남루한 노동자가 불편한 다리를 절룩거리면
서 갑판 아래 기관실에서 불을 때고, 두꺼운 안경을 쓴 이가 높은 망루에 올
라 망을 본다. 다리를 저는 대머리 선장은 한쪽 눈을 잃은 후크 선장을 연
상시킨다. 그리고 갑판 위에서는 배불뚝이 선주가 화려한 여인과 샴페인을
터뜨리고 돼지를 통째로 구우며 파티를 벌인다. 침몰하는 순간에는 사방에
서 물이 쏟아지고 커다란 불이 하늘로 솟구친다. 그 속에서 배우들의 꼬메
디아 델 아르떼식 희극연기와 때때로 불협화음에 빠지는 음악 그리고 서로
엇박자를 내는 움직임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음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분
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물질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낭비, 착취
와 피착취, 모순된 사회구조 등 오늘날 사회의 현상이 거대하게 펼쳐졌다.
거리극의 참맛을 보여준 공연은 뤼 삐에톤(Rue Pietonne, 프랑스)의 “까밀
라”(Camila)였다. 이 작품은 익명의 인간을 나타내는 검은색 의상과 두건,
그리고 벌레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은색 주름통을 이용하여 유머와 공포로
이루어진 간결한 줄거리 속에서 인간에 의한 자연의 착취와 화해 가능성을
펼쳐 보이면서 많은 시민들에게 충격을 줌과 동시에 사랑을 받았다. 축제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어느 언론도 이 작품을 보고는 “양보다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고 한 (예술감독의) 발언에 신뢰를 주었고, 그가 작품
12)
을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대
12) 오마이뉴스 2003.9.29 http://media.daum.net/entertain/star/newsview?new
sid=20030929051311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