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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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
           중성보다 예술성이 강한 작품이 호응을 받는 것은 지속된 축제의 긍정적 효
           과와 높은 교육수준에 의해 지역민의 문화적 수준이 상당한 지점에 이르렀
                                                 13)
           음을 반증”하였다는 평가도 이 작품과 관련된 것이었다.  씨르코 임페르펙
           토(Circo Imperfecto, 스페인)의 “엉터리 서커스”와 션 킨리(Shawn Kinley,
                                     14)
           캐나다)는 사실 걸립공연에 가까웠다.  다만 이 둘은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는 사실을 넘어서 부분적으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고(“엉터리 서커
           스”), 즐거운 상상력을 자극했다는(“션 킨리”)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2003
           년 5월 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바그다드의 한 극장에서는 전기가
           끊기고 폭격으로 천정이 날아간 무대에서 무용이 공연되었다. 젊은 무용인
           들이 전쟁으로 상심한 바그다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마르독(Mardohk) 무용단의 “오셀로-악마에게 복종하다”였다.  그 공연은
                                                     15)
           예술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사례를 보여주었고,
           우리 공연예술계에 이에 대한 자극을 주기 위해 실내공연인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작품의 수준을 떠나 초청되었다. 방금 눈앞에서 겪은 비참한 전쟁
           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은 이 공연을 통해 오셀로의 질투와 그로






           13)  이은경. 과천한마당축제 10년의 의미를 더듬다. 공연과이론 2006 가을통권
             23호, 95쪽
           14)  ‘걸립공연’(Busking)은 거리에서 공연을 하기는 하지만 일관된 이야기나 성격
             이 없이 광대연기나 갖가지 기예를 사용하여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 후 그들
             이 모자에 던져주는 동전으로 생존하는(걸립: 동전을 구걸하기) 공연형식이다.
           15)  KBS 수요기획 ‘살아남은 자의 무대-이라크 라시드극장’(2003. 7. 9.) 당시 이
             라크가 외국과 교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젊은 무용수들은 위성 텔레비
             전과 비디오를 통해 외국의 현대무용을 읽혔다고 한다. 당시 이라크가 전후의
             혼란기여서 초청문제를 협의하고 공연을 마친 후 한국을 떠나보낼 때까지 긴
             장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과 요르단 주재 한국대사관
             그리고 법무부 출입국관리과의 협조로 바그다드에서 요르단 암만까지 육로
             로 이동한 후, 암만에서 이스탄불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축제사무국은 모든 과정에 불안요인이 잠복해 있었기 때문에 일찍
             입국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게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개막공연에 참가시
             키려고 했고, 이에 대해 미리 공연단과 협의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계획대로
             공연단은 축제 10일 전에 입국하여 개막공연에 참가함으로써 축제를 빛내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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