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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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한 파멸을 악마에 현혹된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이슬람을 믿
           는 국가라서 여자무용수는 없었고, 그 대신 중동인 특유의 구레나룻과 구
           릿빛 피부 젊은 남자무용수 8명이 몸을 사리지 않는 강렬한 움직임을 선보
           여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제7회 과천한마당축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개막공연 “기원”이었다.
           연출은 매년 5월 1일 미국 미네아폴리스(Minneapolis)에서 대형인형을 사
           용하여  메이데이  행사를  치루고  있는  HOBT(In  the  Heart  of  the  Beast
           Puppet and Mask Theatre)의 대표 샌드라 슈필러(Sandra Spieler)와 최
           용훈(극단 작은 신화)이 공동으로 맡았다. 그리고 미국의 HOBT와 이라크
           의 마르독무용단, 한국의 극단 인형엄마, 문화마을 들소리, 서울종합예술학
           교 연극과, 과천 관내 고등학교 학생 그리고 과천시민 등 총 122 명이 거대
           한 집체극 형식의 개막공연에 참가하였다. 특히 ‘어울림’을 주제로 한 공연
           에 방금 끝난 전쟁의 당사국인 미국과 이라크의 공연예술인이 함께 참여한
           다는 사실은 공연 자체의 성공 여부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또한 인구 7만의 소도시가 축제를 통해 세계사적인 문제에 관
           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시민들에게 소도시 지역민의 차원을
           넘어서 세계인으로서의 의식을 갖도록 만드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제7회 과천한마당축제는 마당극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민족극협의회가 참
           여를 거부한 상태에서 실내극 몇 편을 억지로 야외로 옮겨왔으며, 거리극이
           라고 할 수 없는 거리공연으로 프로그램을 채워 축제가 치러졌다. 게다가
           무용과 음악은 실내에서 하던 공연을 야외로 옮겨온 것으로, 향후 거리극으
           로 나아가는 축제의 변화에 어울리지 않아 차츰 거리무용과 거리음악으로
           바뀐다. 그래도 “타이타닉” 등 해외의 거리극과 개막공연 “기원”이 성공적
           으로 공연되고, 야외문화활동이 전혀 없었던 당시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축제의 성공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해인 2004
           년에 재단법인 과천한마당축제가 설립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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