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거리예술의 초대_과천축제 20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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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    2. “도시의 여정”, 뒤엉켜 다투고
                                                                                   2
           망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3.  “도시의 여정”, 때로는 미친듯이 한
                                                                                                 곳을 향해 달려간다.
           해외공식참가작은  7개  단체의  9편이었다.  작년에  시민들의  열광을  확인
           할 수 있었던 중앙로에서는 제네릭 바뾔(Generik Vapeur, 프랑스)의 “야
           영”(Bivouac)이 공연되었다. 푸른색으로 분장한 낯선 인물들이 강하고 거
           친 록음악에 맞춰 드럼통을 구르고 두드리면서 중앙로를 휘저었고, 관객
           들은 두려움과 호기심과 호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 속에 그들의 활기찬
           이동에 동참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이 이동은 안정된 질서를 상징하는 거
           대한 피라미드를 파괴하고 끝을 맺는다. 작년에 중앙로를 통제하게 된 것
           은 오로지 “요한네스버그의 골목길” 공연만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 해에는
           차량에게서 해방된 중앙로에 공연 여러 편을 배치하였다. 엑스니일로무용
           단(ex nihilo dance company, 프랑스)은 개인의 삶을 보여주는 “삶의 여
           정”(Trajets de vie)을 낮에 도심 곳곳에서 공연한 후, 해질 무렵 도시 내 여
           러 군상들의 삶을 다룬 “도시의 여정”Trajets de ville)을 가지고 중앙로 소
                                         3)
           방서삼거리를 꽉 채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이 ‘휩쓸림’, ‘따돌림’,
           ‘쫓기’, ‘도망가기’, ‘집착’ 등 도시의 어두운 삶을 다룬데다 거친 집단적 움
           직임과 춤으로 표현하는 아주 진지한 무용이었는데도 중앙로에 모인 많은
           시민들은 남녀노소 모두 한 시간 가까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중앙로의
           시민들은 택시분만(Born in a Taxi, 호주)의 “추락천사”(Fallen Angels)와
           “믿음의 배”(The Boat of Faith)도 만날 수 있었다. 이 두 작품은 세속의 유
           혹에 빠진 천사들과 만화 속 캐릭터의 초현실적인 항해를 가지고 도심 속
           에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레글뤼(Les Goulus, 프랑스)의 “큐피트”(Les
           Cupidons)에서는 남자배우 세 명이 극히 신체 일부분만을 가린 간단한 고
           대 그리스 의상을 입은 채 큐피트 화살을 들고 다니면서 도시를 소란스럽
           게 만들었다. 이 화살에 맞은 여자들은 당연히 그와 사랑에 빠져야 했다. 같
           은 극단의 “기수들”(Les Horsemen)은 인도의 전통 말 인형에 올라탄 배우
           들의 연기를 통해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또 늘 진지한 정치인을 풍자하





           3)   그 해 “야영”과 “삶의 여정”에는 한국의 젊은 공연예술인이 합류하였다. 특히
             “삶의 여정”에 합류한 5 명의 기예와 열정을 확인한 엑스니힐로는 다음 해에
             처음부터 한국의 무용수들을 데리고 작품을 만들겠다고 축제사무국에 제안
             하였고, 그 결과 “날보아”가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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