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지유라 작가 e-book 2022 0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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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라는 집의 원근법이나 비례 등에서도 그다지 관심                       못하는 것이다.
            두지 않고 어린아이 눈으로 본 것처럼 자유롭게 오밀조
            밀하게 풀어낸다. 이런 시각에서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또 목포라는 도시를 마다치 않고 오랜 시간이 담아온 노
            집의 의미는 마치 장욱진의 가슴속에 두었던 집처럼 세                      인과의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몇 개월씩 방을 얻어 눌러
            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곳으로서의 집인 것이다.                      앉아 그림을 그리던 그 에피소드가 지유라다.

            동시에 지유라에게 있어 집의 존재는 세상에서 쫓기듯                       낡은 시계방은 물론 그대로 몇 십년의 세월이 그대로 묻
            살아온 이들에게 쉬어 가라 자리를 내어주는 평안한 거                      어나는 이발소, 생선을 말리는 집 등 그림으로 담아낸 목
            처로서의 집인 것이다.                                       포의 풍경들에서 잃어버린 고향을 상상하며 그녀는 스
                                                               스로 위로를 나눈다.
            지유라는 나무에다가 집을 그리는 이유를 “가구를 만들
            러 갔는데 잘라진 나무 조각이 집 모양이었어요……. 거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서 고난한 모두를 응원하는 메시
            기다 무엇인가 그리고 싶었는데 어릴 적 외할머니 동네                      지를 담고 싶었다고 희망했다.
            에서 본 집들이 떠올랐어요. 이상하죠 딱 한 번 간 곳인
            데 이후로 집을 그리게 되었어요” 물론 이것보다 더 지독                    장욱진 화백이 ‘화가’란 말을 너무 좋아했는데, 화가에 ‘
            하게 집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집을 떠나 강원랜드 홍보                     가’자가 ‘집 가(家)’자가 들어가서 였다는 것처럼 지유라
            팀에서 12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꿈인 화가가 되                      는 빠르게만 변했던 세상 쫓기듯 살아온 사람들에게 집
            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을 때라고 회상하고 있다. 그런 회                    을 보여준다.
            상이야말로 작가에게 집을 그리는 가장 강한 추억과 기
            억으로 화폭과 그녀의 삶을 지배한다.                               어디론가 돌아갈 집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들도 그
                                                               녀의 그려낸 작은 집들을 보면서 행복해 한다. 그녀가 우
            작가의 그림 속의 집은 상상의 집이기도 하지만, 추억이                     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담긴 집, 여행길에서 만난 집, 친구의 집, 문학적인 집이
            기도 하다.


            그 집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설가 박완서가 쓴 장
            편소설 <그 남자의 집>을 모티브로 첫사랑에 대한 아련
            한 기억을 '집'으로 해석해서 표현한 문학적 상상력이다.

            <그 남자의 집>을 통해 누군가에나 있었던 첫사랑의 시
            절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한 향수를 작가 지유라는 잊지














                                             J     I     Y     U     R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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