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석찬 작가 개인전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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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VI 다시 원점
범인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후르르 넘겨보며 전체적인
범죄자일 가능성이 커 윤곽을 확인한 후
이곳저곳에 타인의 지문이 꼼꼼하게 다시 한 번
묻어 있지만 정확히 이곳에서 정서적인 복선을 공유했어
지문은 거품처럼 사라졌어
빼곡이 쌓인 기록 속에 표지의 색깔
여기 빈틈이 하나 있잖아 상자 속 비밀번호
전문가의 의견까지
뜬구름 같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모두 세밀하게 파악한거지
범인은 냉철하고 유쾌한
지성인일 가능성이 커 저 아래
낱말에 베여 뚝뚝 떨어진
여길 봐 고뇌의 흔적을 자세히 봐봐
변덕스러울 정도로 확인하고
확인 한 후 QR코드를 찍었을 거야 범인은 반드시 범죄 현장을
다시 확인하러
과거에 분명 예기치 않은 이곳에 다시 올 거야
상처도 입었을 거고
가끔 벽을 넘지 못하고 서성이다 아직도 모르겠어?
읽지 못한 타켓을 정하고
주도면밀하게 관찰했어 서점에서 이 책을 훔쳐 간
이건 초보자가 한 짓이 아니야 당신이
여러 번 미수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범인이란 걸
한 번 마음 먹은 것은
완벽하게 소유하려는
집념이 강한 사람이야
K O S E O U K C H A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