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석찬 작가 개인전 e-book
P. 44

단벌 웃음


            아귀 안 맞는 상자에

            바람이 휘파람 소리를 내는
            검은 밤을 흔들어

            별을 쏟아 내고 싶은
            상겁디 싱거운 에누리 같은 저녁



            찌그러진 냄비에 식은 김치를 넣고
            오래 전 끊긴 말들을 꺼내어

            아무 생각없이 푹푹


            그들과

            그것들과
            너와
            나와

            수다스러운 고요
            그런 습작같은 권태로
            스물아홉 찌개를 끓이고 싶다








































                                        K  O      S  E  O   U  K      C  H  A   N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