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석찬 작가_e-book 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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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V.



            Epilogue










                                                 옥수수




                                                 자고나면
                                                 골목을 지나 저벅저벅
                                                 우르르 신호를 기다리고
                                                 다시

                                                 골목을 지나 저벅저벅
                                                 딱딱한 이빨이
                                                 질끈
                                                 발목을 조인다


                                                 한 남자가
                                                 빈둥빈둥 길을 뜯어 먹는다
                                                 한 남자를
                                                 뜯어 먹는 맹렬한 길이 있었다



                                                 몸 한 채만 남은
                                                 빈 길이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아



                                                 파랗다






















                                                 KO  SEOUK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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