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석찬 작가_e-book 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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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V.
                                                 성냥





                                                 밤인데 당신은
                                                 어떻게 따뜻한가요
                                                 낮인데도 제 방은
                                                 항상 어둡거든요


                                                 잠시 당신을 안고
                                                 춤을 추고 싶어요
                                                 파랗게 굳어 가는 몸을
                                                 녹일 수 있는

                                                 체온을 저에게 나누어 주세요


                                                 온기를 나누어 주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당신의 힘줄 같은 머리를
                                                 힘껏 당겨 보세요



                                                 빈 몸을 일으켜
                                                 말없이 밑줄을 그어 본다


                                                 아무것 붙잩지 않고
                                                 빛나던 것들만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청춘이었다는 걸
                                                 타들어 가는 영정사진을 보며 운다



                                                 한때 붉은 피 흐르던
                                                 난
                                                 화장된다


                                                 찰나는
                                                 찬란하다











                                                 KO  SEOUK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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