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교동미술관 현존하는 가치 최종 e-book 20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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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무형문화재 김종연 명장은 40년 동안 일념으로 칼
로 죽은 나무를 깎아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해온 고집
스러운 전통예술인입니다. 일년 사시사철 변함없이 칼로
나무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자르고, 깎고, 새기는 고된 작
업을 하면서 병이 생겨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고, 여러 차
례 작업을 하다가 칼로 살을 베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상
처와 굳은살로 가득한 명장의 두 손은 오랜 세월 갈고 딱
은 명인의 공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른 나무를 오랜 세월 동안 돌보았더니 마른 나무가 꽃
을 피웠다는 ‘고수생화(枯樹生花)’라는 고사처럼 김종연
명장은 오늘도 말없이 죽은 나무 위에 생명의 호흡을 불
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종연 명장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전주 풍남로 한옥
마을의 목우헌 (木遇軒)은 나무의 향과 토속적인 전통미
로 가득합니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십장생, 일월오봉도,
목침, 도장 등 전통 목공예품은 나무의 생명력을 담고 있
는 아름다운 예술품입니다. 그는 무열왕릉 출토 목침을
재현하여 전통의 맥을 잊는 작업을 하였고, 민속박물관,
옛 문헌, 구전으로 전해오는 자료들을 찾아가며 전통을
새롭게 창조하기 위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작가 김종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