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교화연구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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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고 열심히 글을 읽고 있을 때, 어느 날 백학사의 모옥을 지나치던 두보가 백
              학사의 인품을 흠모하여 지었습니다. 시의 마지막 부분이 【富貴必從勤苦得 男

              兒須讀五車書】’인데, 해석을 하면 ‘부귀는 반드시 부지런히 힘써야 얻는 것이
              고, 남아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의 가장 끝부

              분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의미는 글을 읽는 문인이라면 어떠한
              상황이라도 열심히 학문을 하는 백학사를 본받아야 하고, 성실해야 한다는 것

              을 의미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섯 수레의 책은 상징적이긴 하겠지만, 저에게는
              책을 정독해서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어려운 용어들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지 말고 천천히 용어의 의미를 알고
              읽는 것도 중요한 독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독과 다독이 되어야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을 실제로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갈 수 있지 않
              나 싶어요.



                Q.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책,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는?

                음...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책이라... 백인 우월주의의 희생이 된 흑인 노예 쿤
              타킨테의 비참한 삶과 흑인 노예 후손의 파란만장한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 소

              설 ‘뿌리(Roots)’가 생각나네요.  1750년 이른 봄, 17세의 쿤타킨테가 서아프리
              카에서 붙잡혀 아메리카로 끌려간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그 당시 수많은 흑인

              노예들이 소설 속 주인공과 비슷한 환경이라 유추해 볼 수 있어 이 책은 한 시
              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됩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조금 힘이 생기

              면 저보다 약한 존재를 어떻게든 정복하여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 이것
              이 바로 탐진치이고, 이것으로 인해 인과의 과보가 계속되는 것인지를 모르니

              이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뿌리’란 책의 내용을 떠올리니 부처님의 평등사상을
              우리 인간들이 진실로 깨달을 수 있기를 다시금 서원하게 되네요.



                 ‘뿌리’를 쓴 미국의 흑인 작가 알렉스 헤일리를 저는 좋아합니다. 알렉스 헤

              일리는 흑인 노예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출간하기 위해 출판사에 원고를 내는
              데 계속 거절을 당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자기의 글인 흑인 노예의 이야기가 세

              상에 알려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계속 준비를 합니다. 출판사에서 거절당할 때
              마다 더욱 원고를 다듬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뿌리’를 출판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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