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신원_영미,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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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거위 루시의 어느 날
* 영국 BBC의 인기 라디오 진행자이자 각본가가 글을 쓰고,
떠오르는 신예인 일러스트레이터가 뭉쳐 만들어 낸
사랑스럽고 우스운 동화
* Evening Standard Oscar의 First Book Prize 최종 후보작에 오른 작품
숲의 맨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고 아늑한 집에서,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홀로 살아온 거위 ‘루시’는 그날도 평화롭게 작은 당근 텃밭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루시는 지금까지 그 어떤 다른 동물과도 마주치거나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이, 오로지 홀로 지내왔습니다. 적어도 그녀의 기억에는 그랬
어요.
아마도 화요일이었을 거예요. 그날 빽빽한 나무 숲을 뚫고 늑대가 한 마리
PDF 파일 제공 가능 루시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어흥!!!”
저 자
대니 베이커
그러나 루시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삽화가 “응? 지금 뭐라고 했어?”
피파 크루닉
너무도 태연하게 반가운 얼굴로 되묻는 루시에게, 늑대는 몇 번 더 고함을
발행일 쳐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어흥’이 뭐냐는 질문에 맥이 빠져
2017년 10월 ‘그냥 내가 먼저 어흥을 하면, 네가 도망가는 거고, 내가 그럼 뒤쫓게 되는
거야.’라고 어색하게 설명해야만 했습니다.
분 량
32 페이지 그 말을 들은 루시는 피식 웃으면서, 늑대를 향해 ‘우스운 소리 하지 말라’
고 했습니다. 자신은 안 도망간다면서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늑대 너는 마
분 류 치 폭신한 털로 뒤덮인 거대한 소시지 같다면서, 집으로 들어와 케이크에
그림책 차 한 잔 곁들여 마시지 않겠냐고 제안합니다.
언어권 “아냐, 아냐, 아냐!” 늑대는 중얼거리면서, 어떻게 거위와 함께 차를 마시냐
영어 고 발을 쿵쿵거리며 숲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실제 일어나야 될 상황이
이게 아닌데 말이야!”
늑대는 그렇게 떠나버리고, 루시는 곧바로 자신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복귀
[ 문의 ]
하여 산딸기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날따라 무슨 일인지, 루시의
황지현 대리 등 뒤로 이번에는 곰이 나타났습니다. 자신을 놀라게 하려는 곰을, 루시는
children@swla.co.kr 또 따뜻한 겨울 코트 같다면서 차 한잔 하자고 초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곰도 늑대와 마찬가지로, ‘이게 아닌데’라고 중얼거리며 숲 속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들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