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신원_영미,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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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뉴욕에 온 모나리자



                                               모나리자는  세상  만사에  시들합니다.  워낙  오래  루브르  궁전에  살면서  수
                                               많은  사람들의  선망과  찬사를  받다  보니,  세상에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
                                               도  없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모나리자는  큰  배를  타고  뉴욕으로  여행을  갑니다.  바다  건너  먼
                                               곳의  사람들도  자신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할  수  있게  말입니다.  조심스럽
                                               게  포장된  그녀를  여러  경비들이  바다를  건너는  내내  지켜주었습니다.


                                               마침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그녀가  도착하자,  모든  교통이  마
                                               비가  되고  말았습니다.  뉴요커들은  그녀를  보러  길가에  길게  줄을  섰고,
                                               그녀를  보자마자  아름다움에  연신  감탄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모나리자
                                               에게는  익숙하다  못해  따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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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이  되었습니다.  모나리자는  잠시  액자에서
                                저   자          나와  뉴욕  시내를  산책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쉽게  길을  찾을  줄  알았던
                   예브제니아  네이버그                 그녀는  곧  금방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맙니다.  자신이  워
                                               낙  유명한  탓에,  누구든  자신을  알아보고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가는  길을
                                발행일            가르쳐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
                           2021년 3월            니다.

                                분   량          그때  붉은  수염을  하고  몸에  여러  낙서를  한  듯한  남자가  다가와  인사했
                            32 페이지             습니다.  “길을  잃었나요?  저는  브루클린에서  온  태그라고  합니다.  저도  당

                                분   류          신처럼  그래피티에요.”

                                그림책
                                               자신을  거리의  낙서  취급하는  태그의  말에  모나리자는  기분이  상했습니다.
                                언어권            그래서  건조한  말투로,  박물관에  데려다  달라고  내뱉고  말았습니다.  길을
                                  영어           모르면  도와주겠다는  태그의  질문에도,  모나리자는  괜한  자존심에  길을
                                               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모나리자에게  태그는  앞장서서  뉴욕  시내  가이드를  자청합니다.  박
                               [  문의 ]
                                               물관은  지금  닫혀있으니  서두를  것이  없다고  말이지요.  따뜻한  밤  공기에,
                        황지현  대리                모나리자는  오랜  기간  느껴보지  못한  ‘설렘’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children@swla.co.kr         태그가  내민  손을  잡고  함께  밤거리  유영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할렘에  들러  재즈를  듣고,  브롱크스에서  피자를  먹고,  브라이튼  해
                                               변에서  수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동이  트기  시작하자,  첫  지하철을
                                               타고  박물관으로  함께  돌아갔습니다.


                                               박물관  계단에서  아름다운  모나리자와  이별하고  브루클린  다리를  혼자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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