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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연천 전곡리유적에서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그 이후 남한 15
지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 형태와 제작 기법은 원석을 몇 차례 때려 만든 것부터 정교하게 전 역사
면을 가공한 것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발견 당시 주먹도끼는 아프리카와 유럽이 발전된 형태 / 유적
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사용하는 문화권이며, 동아시아는 찍개문화권이라는 소위 ‘모비우스의 가
설’을 반박하는 증거로 크게 부각되었다. 그러나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주먹도끼는 소위 ‘전형 · 유물
적 아슐리안’주먹도끼와 형태적으로 다른 점이 있고 유물의 공반관계와 연대에 있어서도 상이한 양
상이다. 따라서 이의 평가는 동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구석기시대 인류문화사 연구에서 중요한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
구석기시대 사람은 생계자원으로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채집활동을 통해 식물자원을 더 많이 이용
했다. 초기 고인류는 동물성 단백질을 사냥으로 얻기보다는 보통 다른 짐승이 먹고 버린 사체에 붙은
고기를 뜯어먹었을 텐데, 호모속의 등장 이후 사냥은 점차 중요해져 후기 구석기시대 유럽에서는 산
양이나 순록과 같이 집단적으로 계절 이동하는 동물을 집중적으로 사냥하거나 매머드 같은 대형 포
유동물을 잡아먹기도 했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구석기시대의 생계경제와 관련된 증거는 많지 않은
데, 단양 구낭굴에서 출토된 사슴뼈는 후기 구석기시대 사냥의 증거라고 해석되었다.
구석기시대의 생활이 끊임없는 이동을 필요로 했던 만큼, 당시의 주거 형태는 돌이나 나무를 이용
한 임시 야영지 같은 형태이거나 동굴이나 바위그늘을 이용했다. 대전 용호동이나 장흥 신북유적에
서는 화덕자리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2. 구석기시대의 오산
오산시 관내에서 이루어진 발굴조사 상황으로 볼 때, 이 지역의 구석기문화 양상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구석기유적이 최초로 발굴된 곳은 외삼미동유적으로 2008년도에 서수원-오산-평택 고속도로 건
2)
설구간(북오산IC 부근)에서 확인되었다. 여기에서는 모두 17점의 석기가 출토되었는데, 몸돌 10점,
찍개 2점, 여러면석기 2점, 긁개 2점, 홈날석기 1점이다. 석기 제작에 사용된 석재는 석영맥암이 12
점으로 71%를 차지하며, 규암이 5점으로 29%에 해당한다. 구석기가 출토된 토양쐐기층의 연대 측정
결과는 79,000±5,000B.P로 나왔다.(그림 4·5) 현재까지 오산에서 발굴된 구석기유적 가운데에는
가장 이른 시기에 해당한다. 즉 오산지역에서 인간의 역사는 기원전 8~7만년 정도 부터 시작된 것으
로 볼 수 있다. 물론 앞으로의 발굴조사 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더 올라갈 가능성은 열려 있다.
2) 한국문화유산연구원, 2010, 『오산 외삼미동 유적-서수원-오산-평택 고속도로구간 발굴조사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