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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산에 올라가서 동남풍을 빌을 적에
동해는 청룡귀요 서해로는 백룡귀라
남으로는 주작귀요 북으로는 현무귀요
중앙에는 황제귀라 오방귀체를
동서사방으로 사르르르 벌려 놓고
제단을 높이 쌓고 동남풍을 빌 적에
발 벗고 머리 풀고 목욕재배 정히 하고
북향 사배 드리고 촛대 한 쌍 벌여 놓고
꿇어 앉아 동남풍을 빌은 후에
강수 발하를 보니 두둥귀둥실 떠 오는 배는
서성 정봉의 배 인줄로만 알았더니
한산산 조자룡의 배가 분명 하구나
강수로 나려오니 자룡이 배를 대고 여짜우되
선상님은 기체후일양만강하옵시며
동남풍은 비를 상남니까 하니
동남풍은 무사히도 빌었거니와
뒤에서 휴뱅이 쫓을 듯하니
네 빨리 행선하라 분부하니
자룡이 또 여짜우되
소장 하나 있사온데
무슨 염려를 하오리까 염려 놓으소서
이때 오왕 성곤이 해 오되
공명이 제 아무리 육도 삼력에 무불통지를 할지라도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동남풍 빌기는 만무로다
말을 마치고 밖을 나와 보니
동서 사방서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니
뇌성병력이 우르르 뚝딱 하더니
주먹 같은 큰 빗방울이 여기저기 사뭇 쏟아지는 지라
오산시사 오왕 성곤이 또 해오되 공명은 천신이라
이런 자는 두었다가 일후에 큰 화근이 있을 것이니
네 바삐 가서 공명의 머리를 베어오라 분부하니 서성 정봉이 듣고
제
6 서성은 수로로 가고 정봉은 육로로 향하야 남경산에 다다르니
권
공명 선상(선생)은 간 곳이 없고
빈 단하에 촛불만이 우즐러우리 춤을 추는 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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