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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호랑이가 길을 밝혀준 효자 37
노인회장이신 제보자 유강진 어른의 집안에 내려오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보자의 증조 구비전승
할아버지인 윤상준 어른이다. · 민속
옛날 어떤 사람이 그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날마다 산소에 가서는 잡풀도 뽑고 하면서 묘역을 돌보 · 경기도당굿과
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산소에서 지내다가 돌아올 시간이 되면 어두워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특히나 가을철도 그렇지만 겨울에는 더욱 어두웠다. 그렇게 산소에서 집으로 내려오려면 등불같이
환한 두 줄기의 불빛이 이 효자의 앞길을 비춰주었다. 경기재인청
그 길이 바로 제보자의 집 뒷산인 면화산에서부터 호랑이가 길을 밝혀주었다는 이야기다.
(9) 구렁이로 환생한 개 / 성씨
이 이야기는 누읍동에서도 채록된 바 있다. 그러나 누읍동 자료에는 결락된 부분이 있어 이야기의 · 인물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다행히도 세교동 오리골에서는 그러한 결락부분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져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점에 이 자료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오리골의 제보자인 윤옥(95세)할머니는 고향이 이북으로 한국전쟁 당시 지금의 마을로 피난
을 오신 분이다. 그런 점에서 ‘구렁이로 환생한 개’이야기는 전국적 분포를 보이는 광역설화일 개연성
이 높아졌다. 이 이야기가 지역을 토대로 하여 형성된 지역 고유설화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승되는
것이라면 그 자료적 의의는 커질 것이다. 왜냐하면 광역설화의 경우 우리 민족의 공통적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한 가정 내에서 며느리는 어떤 존재였던가에 대한 답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며느리와 가축은 어떤 관계로 유지 되었는가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여 주고 있
다. 이야기를 더욱 세부적으로 분석한다면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도 제공
하여 주고 있다.
‘사람에게 원수를 갚는 것은 개 밖에 없다.’는 말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개가 왜 원수를 갚느냐 하면, 어느 집에서 개를 기르는데 시어머니가 “얘, 개밥 줬냐?” 하니까, “예,
줬어요.” 했다. 그런데 며느리는 자신도 먹을 것이 부족한 형편이었기에 누룽지는 다 긁어 먹고 뜬물
에다 조금 남은 것을 넣어주었다. 그렇게 겨우겨우 연명을 하던 개가 굶어서 죽고 말았다.
시어머니의 꿈에 개가 나타났다. 개가 하는 말이 “할머니가 개밥 주었냐? 하면 주었다고 했지만 실
은 누룽지는 며느리가 다 긁어먹고 나는 물만 주어서 이렇게 굶어죽었다. 그래서 며느리에게 원수를
갚아야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나는 억울해서 이년(며느리) 원수를 갚겠다. 그래서 아무 날 몇 시
에 가서 원수를 갚는다.”고 하는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꿈에서 깨어 잠도 못자고 그 날 그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예정된 날이 되자 시어머
니는 며느리를 불러 광으로 들어가서는 “너 여기 항아리에 들어가라.”하고는 항아리의 뚜껑을 덮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