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오산문화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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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오산청소년문학상 | 최우수작(산문부문)
첫 랑 사
너는 내게 마치 사계절과 같았다. 봄에는 따사로운 햇살로 나의 마음을 녹이
고 여름에는 너를 향한 태양보다 강한 너에게 끌리는 나의 마음이며 쓸쓸한
가을마저 네가 있기에 찬란한 계절이 된다. 밀물과 썰물처럼 저항할 수도 없이
끌려왔다. 손 내밀 새도 없이 쓸려가는 느낌. 양극 사이에 존재하는 인력과 척
력처럼 틈도 없이 당겨졌다.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색깔 감정으로 뒤섞인 나의
모습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내게 따스한 말들을 가득 채
워주며 내 마음 속을 휘저었다. 차가운 겨울 너는 그렇게 나를 떠났다. 무한하
수 해 강 게 밀려나는 느낌.
요새 나는 이런다. 네가 좋아서 그래. 누구보다 떠나지 않았던 너이기에 확신
하던 너였기에 너를 의지했는데 결국 사계절은 나를 떠나는구나. 그리도 작던
학 등 고 교 호
/ 성
네가 내 품을 떠나는구나. 그렇게 환히 웃는 너의 미소가 내게 답을 하는 걸
보니 난 된 것 같네. 작은 그릇에 너라는 큰 아이를 품는다는 것이 나에겐 큰
사치였다. 하루 이틀 너를 잊고자 수많은 인연들을 스치고 살갗을 부볐는데 왜
2 학 년 자꾸 네가 겹칠까. 그대라는 두 글자에 담긴 것은 너무나도 많고 그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되새겨 본다. 닿으면 닿을수록 자꾸만 도망가 버리고 멀어지려 노
5 반
력하면 더 떠나버리니 내가 어떻게 할 도리가 없구나. 순결한 사랑, 그 사랑만
을 갈구했다. 그 사랑만을 고집하고 얻어낸 첫사랑, 그 사랑은 순수함 그 자체
였고 난 그 순수함을 사랑했다. 그렇지만 사람의 흔적은 흐려지지만 지워지지
않아서, 너는 나에게 사라질 것 같이 늘 불투명한 사람이었기에 결국 이별이
라는 결말을 맞게 되었다.
모두가 잠든 이 새벽, 어쩌면 너도 잠들었을 이 시간 수평선 위에 걸쳐진 동그
란 달처럼 우리의 모난 마음이 무뎌질 수 있을까. 너에게로 가는 이별 공식을
되새기며 너와 나의 거리를 공식으로 계산해본다. 과연 너의 마음에는 내가
존재하기는 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더는 우리의 사랑을 계산하지 않기로
해. 우리의 사랑이 공식이라는 계산으로 계산될 만큼 결코 가볍지 않으니까.
그 값이 정해져 있지 않고 매번 더 강해지니까. 밤새워 읽는 오만과 편견이 사
랑의 다리를 건너고 소유냐 존재냐가 삶의 이정표를 세워본다. 가는 길 어느
곳에 비밀의 집을 세워 잠시 쉬는 것을 어떨까. 채우고도 남는 사람이 있어 계
곡 많은 숲도 말갛게 채색한다. 사랑은 아직도 못 그리겠어. 그래도 우리 지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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