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전시가이드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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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 자료는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자라는 곳’(1993)같은 작품들은 이러한 작가의 방향 전환을 확인할 수 있게 해   른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추상들이 본래 구
            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생명력’      체적이었던 것들, 혹은 전통적 은유나 상징 체계에 속한 소재(정자, 사과)등
            혹은 ‘자연’ 같은 큰 주제들이다. 또한 그가 작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티프들     을 활용하여 만들어져 왔다면, 이번에 그가 ‘바람 부는 날’ 연작의 소재로 택
            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 전통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던 소재        한 목재들은 작가가 오랜 교편을 잡아 왔던 모교의 공사 과정에서 베어진 나
            들이다. 물론 그만이 독특하게 사용하는 어떤 형태나 소재들의 결합은 이 시       무들이다. 이 재료들은 그 물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역사성으로 말미
            기의 작품들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       암아 작가의 작품 세계 소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표현하는 데 도
            떤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남는다.                       움을 주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 살펴볼 수 있는 그의 최근 작업들은 그런 내면적이고 추상        뿐만 아니라, 작가는 재료 자체가 가진 역사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무가 가
            적인 고민들을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내어 우리 앞에 보여 주려는 시도        진 본래의 모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특히 작가는 작
            들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2002년 이후 그가 구상을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     업할 때 재료의 특성들, 특히 거친 질감 속에서 드러나는 재료 자체가 갖는 고
            업에 도입하게 되면서 점차 확실해지고 있다. 이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교육하       유한 특성들에 주목한다고 말해 왔는데, 그는 이 연작들 속에서 나무가 가지
            는 과정에서 구상 제작 교육이 필요해진 상황을 계기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       고 있던 그런 질감들을 드러내어 자신만의 고유한 추상적 의미를 확보하는
            만, 2004년 이후의 작업들에서 그는 이런 구상을 필요성에 의한 도입 이상의     데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상적 형태들은 기존의
            적극성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의         관용적 체계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시간 속에서 만들어져 온 재료
            인물상들은 그런 내적 성찰을 하나의 형상(figure)안에 압축하여 제시하고 있    의 특성들을 통하여 새롭게 발굴해 내는 형태들이다. 이 과정을 거쳐 작가는
            다. 의미심장하지만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       재료가 가진 역사성을 다듬어 내어 자신이 발굴해 낸 고유한 형태들로 새롭
            는 인물상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작가가 그간 가져왔던 불분명하지만 무언가        게 변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자기 자신만의 ‘유예’
            내면에 남아있었던 유예된 것들에 대한 모색 속으로 초대된다.               되어 있던 것들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세계관을 펼쳐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구상만이 아니라 그의 추상 작업 역시 보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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