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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 1 Coral Reefs

산호의 각질은 해저에 쌓여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석회암을 만들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의 산호는 매년 1,500~3,700g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는 같은 면적의 열대우
림이 연간 1,000~3,300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과 비교할 때 적지 않은 양이다. 그뿐만 아니라 산
호초에는 열대우림 다음으로 생물종이 풍부하다. 그러나 최근 해수 오염과 수온 상승으로 서식 조건이 악
화되면서 산호초의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자연 방파제 산호초>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
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기정사실이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예측대로라면 21세기가 끝날 무렵 지
구의 평균 해수면은 지금보다 30~90 센티미터 높아질 것이
다. 온난화로 태풍이나 열대성 폭풍이 강력해지고, 해일이
잦아지며 연안으로 몰아치는 파도의 높이도 자꾸 높아진다.
또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닷물에 잠길 우려가 있는 연안
도시들도 늘어났다. 정부는 방파제를 쌓아 바닷물의 공세를 막고자 하지만 IPCC는 2100년까지 방파제를
쌓는 데 드는 비용만 7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연안에 모여 서식하는 산호초 군집이 콘
크리트로 만든 방파제보다 저렴한 가격에 파도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파도가 해안에 닿기 전에 산
호초에 먼저 부딪히면서 운동에너지가 분산되고 줄어들어 해안으로 몰려오는 파도는 잔잔해진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연안의 산호초 군집은 파도
의 높이를 51~75% 낮춘다. 인공으로 만든 방파제가 대략 30~70% 파도의 높이를 낮추는 걸 감안하면
자연 방파제가 더 효과적인 셈이다. 콘크리트로 방파제를 쌓는 데 드는 비용은 1미터에 약 2천만 원 정도
이다. 산호초 군락지를 보호하거나 가꿔 자연 방파제를 만들면 130만 원 정도로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
다. 정확한 숫자는 추산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에, 자연의 구조물을 이
용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모든 바다에 산호초가 살고 있거나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카리브해 연안이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인구 중 2억 명 가량이 산호초 덕에 성난 파도에 덜 노출되는 혜택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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