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월간사진 2017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Sep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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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133)포토앨범-가족사진집(10p)최종OK_월간사진 2017-08-23 오전 11:38 페이지 130
서울 염소 오인숙
남편을 이해하는 시간 6570일
“종호, 그는 단순한 사내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는 것을 보며 살고 싶을 뿐이란다. 그 이상 축복받은 삶은 없다고
한다.”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카메라를 든 오인숙의 말이다. 포토에세이 <서울 염소>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이기도 하다. 단순
하기 그지없는 소망을 남편으로부터 직접 듣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던가. 그 사이 남편은 초고속 승진을 하고, 대기업
으로 이직까지 했지만, 밥벌이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몇 개의 이가 사라졌고, 얼굴 균형도 무너졌다. 사진집 속 사진들을
‘잘 찍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다. 사진의 힘일 것이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카메라를
바라보고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이를 대변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유지해야 했던 거리가 남편과 아내와의 관
계를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 변화시켰으리라. 오인숙은 고백한다. “남편 사진을 찍다 보니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고. 가족
이라는 굴레에 갇혀 잠시 나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효형출판 구성 소프트커버, 16.5×21 cm, 192pages 가격 1만 3천원 문의 www.hyohyung.co.kr
ⓒ 오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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