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월간사진 2017년 11월호 Monthly Photography Nov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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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097)글로벌리포트(옥션)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10-23 오후 5:36 페이지 088
Global Report
사진 옥션에서 생긴 일
예술작품의 시장 가격은 옥션을 통해서 정해진다. 현대미술의 중심에 무사히 안착한 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올 가을 세계 3대 예술품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에서 사진 옥션이 진행되었다.
컬렉터들의 마음을 움직인 주요 작품의 옥션 결과를 공개한다.
에디터 | 김민정 · 디자인 | 전종균
거장들의 여전한 파워
예술품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갤러리나 아트페어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가 품 총 130여 점이 경매에 등장했고, 77%의 낙찰률을 보였다. 이때 총 판매액은
장 일반적이지만, 옥션은 좀 더 투명하고 안전하게 작품을 소유할 수 있는 통로로 인식되 $6,404,750(한화 약 72억)에 이르고 총 10개의 새로운 옥션 기록을 세웠다. 이날 옥션
고 있다. 유명 컬렉터가 특정 작품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해당 작가의 작품 가격 은 두 가지 카테고리로 진행됐다. 한 축은 사진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설립된 비
이 요동치는 것이 아트 마켓의 현실이다. 그런 까닭에 작품 소장 이력이 고스란히 공개되 영리 재단 ‘Joy of Giving Something Foundation’의 소장품 섹션이 담당했다. 덕분에
는 옥션은 예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검증받을 수 있는 창구로 작동해왔다. 19세기 완성된 희귀 사진을 옥션에서 대거 만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국내에서는 2013년 6월 서울옥션이 최초로 사진 경매를 진행했다. 당시 히로시 스기모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가 발간한 잡지 <Camera Work : A Photographic
토의 ‘A Temple of dendera’가 1억 원에, 80만 원에 시작된 사진가 배병우 작품이 8백 Quarterly, 1903-1917>가 세웠다. $131,250(한화 약 1억 4천 8백 만 원)에 낙찰되어
만 원에 낙찰되었다. 하지만 한국 사진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진행된 옥션은 총 45%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Camera Work>의 가치를 재확인 시
낙찰률을 보이며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마무리 됐다. 그리고 딱 거기까지였다. 그 켰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존되어 있던 이 잡지에는 샤를 네그르(Charles Nègre)와 라
후 한국에서는 단 한 차례도 사진 옥션이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 상황은 전혀 다 즐로 모홀리 나기(LászlóMoholy-Nagy) 등 19세기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한 저명한 사
르다. 세계 주요 예술품 경매 회사는 물론 다양한 기관에서 수시로 사진 옥션이 진행된다. 진가들의 작품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번 옥션에서는 다양한 매체로 작품 활동을
최근에도 비슷한 시기에 세계 옥션 시장을 주도하는 소더비(Sotheby’s), 크리스티 하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크리스찬 마클레이(Christian Marclay)와 다큐멘터리 사진가
(Christie’s), 필립스(Phillips)가 대규모 사진 옥션을 진행했고 성공적인 판매를 기록했 세바스티앙 살가두(Sebastião Salgado)가 자신의 작품이 지닌 최고 낙찰가를 경신하기
다고 발표했다. 도 했다.
소더비는 1744년 영국에서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옥션 회사다. 현재는 본사가 명실상부 세계 최대 경매회사로 불리는 크리스티는 10월 3일 런던에서 사진과 디자인이
위치한 뉴욕을 비롯해 런던, 파리, 홍콩 등 총 10개 도시에서 옥션 룸을 운영하고 있다. 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결합시킨 옥션 <Masterpieces of Design and Photography>를
사진 분야 역시 1971년 런던에서 시작된 이래 1975년 뉴욕, 2002년 파리 등으로 꾸준 진행했다. 경매에는 안드레아 구르스키(Andreas Gursky), 길버트 & 조지(Gilbert &
히 사진 경매 창구를 늘려왔다. 최근에는 매년 정기적으로 뉴욕(4월, 10월), 런던(5월), George) 같은 역대 사진 경매 최고가 상위 10위 안에 드는 인기 작가를 비롯해 로버트
파리(11월)에서 총 4회 대규모 사진 옥션을 진행한다. 지난 9월 28일에는 뉴욕에서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다이안 아버스(Diane Arbus) 같은 거장의 작품이
<Postwar and Contemporary Photographs>가 진행되었다. 사진가 신디 셔먼(Cindy 동시에 공개되었다. 이 날 경매에서는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셀프포트레이트가
Sherman), 토마스 스트루스(Thomas Struth), 토마스 루프(Thomas Ruff), 필립 로르카 £548,750(한화 약 8억 2천 3백 만 원)에 낙찰되어 기존 로버트 메이플소프 최고가를 경
디코르시아(Philip-Lprca diCorcia) 등 현대 미술사에 주요 업적을 남긴 사진가 작품 90 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여 점이 출품되었다. 경매 직후 발표된 공식 판매 액수는 어마어마하다. 90개 작품 중 총 세계 3대 예술품 경매 회사인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는 올해가 가기 전 몇 차례 더 사
70점 경매가 성사되었고, 총 판매액은 $2.5Million(한화 약 28억 1천 8백만 원)에 이른 진 옥션을 개최할 계획이다. 소더비는 11월 10일 사진 발명 초기 제작된 다게레오 타입
다. 특히 필립 로르카 디코르시아의 <A Storybook life> 시리즈는 작가의 기존 작품 중 최 사진부터 베허 부부, 히로시 스기모토, 피터 휴고 등 컨템포러리 사진가의 작품에 이르기
고 판매가 4배에 이르는 $468,500(한화 약 5억 2천 8백 만 원)에 낙찰되었다. 신디 셔 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크리스티 역시 11월 9일과 10
먼 역시 무제 시리즈 2점을 각각 $56,250(한화 약 6천 3백만 원)과 $50,000(한화 약 5 일, 216점에 이르는 사진작품의 판매를 예고하고 있다. 필립스는 두 경매 회사보다 조금
천 6백만 원)에 판매했다. 2008년 ‘Untitled #96’이 $3,890,500에 낙찰되었던 것에 한 앞선 11월 2일 영국 런던에서 대규모 사진 경매를 연다.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참 못 미치는 액수지만 출품작이 모두 판매되며 신디 셔먼의 파워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Mapplethorpe), 알렉 소스(Alec Soth), 다이도 모리야마(Daido Moriyama), 엘리어트
입증했다. 어윗(Elliott Erwitt), 어빙 펜(Irving Penn), 샐리 만(Sally Mann), 소헤이 니시노(Sohei
토마스 스트루스, 토마스 루프 등 베허 학파 사진가들의 강세도 여전하다. 일본 사진가 코 Nishino) 등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작가의 사진작품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헤이 요시유키(Kohei Yoshiyuki) 역시 자신의 최고 작품가를 경신해 화제를 모았다. 있다. 또한 12월 12일에는 개인 컬렉터 피터 페터만(Peter Fetterman)이 소장하고 있던
1970년대 공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를 몰래 촬영한 ‘The Park’ 시리즈가 예상 낙찰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의 작품 120여 점을 판매할 예정이다. 본 옥션이 진행되기 전에는
가($25,000-35,000)를 훌쩍 뛰어넘는 $43,750(약 4천 9백만 원)에 판매되었다. 옥션 출품작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순회전이 런던, LA, 파리, 뉴욕에서 열린다.
사진 옥션 시장의 흐름이 궁금하다면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 회사 모
꾸준히 상승하는 사진 가격 두 옥션에 출품되는 작품 이미지와 옥션 결과를 홈페이지에 즉시 공개하고 있다. 세계 미
컨템포러리 예술품 판매에 특화된 필립스는 10월 3일 뉴욕에서 20세기 거장의 작품을 술 시장에서 사진작품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중심으로 사진 옥션을 선보였다. 만 레이(Man Ray),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 헬무 에서도 언젠가 다시 사진 전문 옥션이 열릴 것을 기대하며 세계 사진 시장의 흐름에 주목
트 뉴튼(Helmut Newton), 윌리암 이글스턴(william Eggleston) 등 저명한 사진가의 작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