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월간사진 2017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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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에디터뷰(1p)_최종OK_월간사진  2016-12-21  오후 6:20  페이지 032







                Editor's View











                당신 인생에                                                    형편없는 글 솜씨로 연애편지를 썼다가 억울하게 차인 적이 있다는 모 사진가, 글 솜
                                                                          씨는 별로지만 진솔한 메일로 칠레에 간 전 여친을 단숨에 달려오게 만들었다는 지인
                                                                          의 반전 러브스토리까지. 글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때론 가슴 콱
                                                                          막히는 고구마처럼, 때론 시원한 사이다처럼···. 생각해보니, 일기란 걸 쓴 지도 30
                사이다는                                                      년이 넘었다. 힘들고 지치고 머리가 복잡해지면 습관처럼 일기장을 펴곤 했다. 고자
                                                                          질하듯 하소연하듯 투정하듯 글을 썼다. 그럴 때마다 쓰리고 거북했던 속은 신기하게
                                                                          도 달래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과음 다음날 들이키는 시원한 해장국처럼. 글은 내게
                                                                          그런 존재인 거다.
                무엇인가요?                                                    얼마 전 전주에 갔다. 그곳에서 ‘사진집단 SPM’ 회원들을 만났다. 서울에서 온 사진

                                                                          잡지 편집장에게, 그들은 조심스레 고민을 쏟아냈다. 내용인즉슨 이렇다. 어떤 작품
                                                                          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할지 어렵고, 계속 공부를 하지만 그 해답을 몰라 답답하다고.
                                                                          비록 취미로 사진을 하지만, 그들 마음속에 있는 창작의 고통은 예상 외로 커 보였다.
                                                                          생계가 달린 일도 아닌데, 그 힘든 사진을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사진 때문에
                                                                          꽉 막혔던 속이, 어느 순간 사진으로 탁 트이는 경험을 한 탓이 아닐까. 사진은 그들에
                                                                          게 그런 존재인 거다.
                                                                          어수선한 시국에 모두가 무기력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요즘. 2017년을 맞아 준비한
                                                                          1월호 특집은 ‘17인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뽑은 힐링 사진’이다. ‘사진이 위로를 건
                                                                          넨 순간’에 대해 물었고, 그들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을 진솔한 글과 함께 보내왔다. 부
                                                                          디, 글과 사진 안에서 막힌 가슴 시원해지는, 치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글 | 박현희(편집장) · 디자인 | 김혜미
























                 ⓒ이수애                       ⓒ김수영                       ⓒ유래권












                 ⓒ양재현                             ⓒ이병권                                            ⓒ조미옥
                악몽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사진작품으로 표현한 전주 SPM 회원들의 작품. 그들은 지금도 사진에 대해 고민하고 사진을 통해 행복해 하는, 그런 의미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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