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안세홍 겹겹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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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기록과 지원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간의 ‘일본군 위안부 해결 합의안’
이 나왔습니다. ‘일본군의 관여’, `책임통감`, `10억엔의 기금` 등 틀
에 박힌 말들은 난무했지만, 그 동안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들이 절
실히 바라던 `진상규명`, `법적 책임`, `사죄와 배상` 등의 핵심 내용
은 빠진 채 전범 국가로서 일본정부의 책임은 어디에도 명시되지 않
았습니다. 합의안의 본질은 결국 불평등한 외교의 지속을 의미하며, 한장의 사진이 가지는 힘
일본이 또 다시 전쟁을 도발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갈 정당성 확보
를 위한 국제적 퍼포먼스에 불과한 것입니다.
겹겹프로젝트는 지난 20년간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의 증언과 고
통을 기록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피해자들, 필리
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중국 등지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나라에
서 140여 피해자들을 만나온 작업입니다. 강제 징집, 감금, 성폭력,
버려짐 등 이 모든 만행과 반인권적인 도발이 피해자들의 가슴 속
에 여전히 지울 수 없는 깊은 흔적과 상처로 남아 있음을 확인한 작
업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8, 90대의 고령인 피해자들에게, 파괴되고
유린된 기억은 인간으로서 감당하기엔 너무도 힘든 전쟁의 상흔입
니다. 개별 나라, 각각의 피해 사례로 그 고통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
이 의미가 없는 아시아 공통의 피해와 인권의 문제입니다.
전쟁 성 노예 문제가 역사적으로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전쟁
에 대한 책임과 반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책임과 반성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죄와 배상,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의 교육을 위한 정
당한 교과서 기술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우리가 피해자들의 고통에
눈 감고 귀를 막는다면, 고통의 역사는 또 다시 반복될 수 밖에 없습
배삼엽 BAE Sam-yeop (B. 1925~2011 / in South Gyeongsang, Korea)
Drafted year: 1937, 13y/o, for 3 years. Korean left in 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