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월간사진 2016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201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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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4
사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Encontros da Imagem
09.20 - 11.05
포르투갈의 사진 페스티벌은 우리에게 그다지 친근하지 않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가족, 행복, 기억에 관한 다양한 작품들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서바른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하는 <이미지와 마주하다(Encontros da Imagem)>는 포르투갈 진가 말릭 시디베(Malick Sidibé)가 촬영한 것들이다. 이 작업은 말릭 시디베를 일약 세
북부 도시 브라가(Braga)에서 열리는 사진 축제다. 동시대 사진 경향을 적극적으로 반영 계 미술계의 스타덤에 올린 그의 마스터피스이자,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랑과 가족’, ‘권력과 환상’ 같은 추상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는 평생공로상’까지 받게 한 원동력이다. 1960-70년대의 말리는 ‘황금기’라 불릴 만큼 번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렇다고 전체 페스 성한 나라였다. 사진만 봐도 당시 말리 국민들이 얼마나 활기 넘치는 삶을 살았는지 알 수
티벌이 관념적이거나 전위적인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동시대와 함께 숨 쉬는 사진들, 그 있다. 비록 사진 대부분이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포트레이트지만, 권력과 낡은 관습에 저
리고 첨단 기술과 결합한 미래의 사진들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항하던 청년 문화와 개성을 뽐내던 아프리카 가족의 삶이 매력적으로 담겨있다.
반면, <Lexicon(어휘)>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죽음과 애도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
위로와 희망을 담다 지를 알 수 있는 전시다. 흑인을 감각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사진가 비
비안 사센(Viviane Sassen)의 작업들로 구성됐다. 작가는 어렸을 적 케냐에 살았었는데,
사진 축제의 첫 번째 막이 오른 1987년의 포르투갈 사진 문화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사진을 즐겼고, 보통 사람 그때의 기억과 경험이 작업에 스며들었다고 한
들에게 사진 교육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때 구 다. 그녀의 사진은 아프리카인들의 상실과 죽음
세주로 등장한 것이 <이미지와 마주하다> 페스티 만이 아닌, 그들 고유의 문화와 인간적인 면모까
벌이다. 사진 문화의 혜택을 받는 자와 받지 못하 지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는 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목표와 함께 출 마지막으로 <Sentimental Ballads(감정적인 발
범했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브라가 출신 사진가 라드)>는 현재 우리가 꿈꾸는 행복이 무엇인지 생
를 선택했고, 과거부터 1987년까지의 사진 역사 각해볼 수 있는 전시다. 몇몇 사진은 현실을 직설
를 훑어보는 전시를 기획했다. 첫 회부터 선풍적 적으로 표현한 탓에 좌절감과 우울감이 느껴지기
인 인기를 끌었던 페스티벌은 점점 그 규모가 커 도 하지만, 어떤 사진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지기 시작했고, 오픈콜과 포트폴리오 리뷰, 포토 세계를 표현하고 있어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북 마켓 등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더해 을 안겨주기도 한다. 특히,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졌다. 행복을 이야기한 카렌 크노르(Karen Knorr), 아
올해의 페스티발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행복 프리카의 계급사회를 논하는 비센테 파레데스
(Happiness)’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세 (Vicente Paredes) 작업과 모계 중심 사회에서
부 주제들은 ‘기억(Memory)’과 ‘변화(Chang- 의 여성 지위를 표현한 캐롤린 클루펠(Karolin
ing)’ 그리고 ‘드러냄(Revelations)’이다.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위로 Kluppel),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아일랜드 이주민 공동체의 삶을 담은 버트 카우프만
와 희망이 될 주제들이다. 출품된 사진들은 과거와 미래를 잇고, 현실과 상상을 표현한다. (Birte Kaufmann), 깨끗한 지구 환경의 염원을 담은 클라우스 피클러(Klaus Pichler) 등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구성이다. 마치 연쇄적인 시간의 논리를 보는 듯하 이 눈여겨볼 만한 작가들이다. 이들의 사진을 중점적으로 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다. 과거의 행복을 기억하고 현재의 상황을 드러내며, 변화된 미래를 꾀하는 페스티벌의 평범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형식과도 매우 비슷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전시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과학에서 사용되는 이미지들이 예
술로 변해과는 과정을 담은 전시, 중동의 정치와 문화 그리고 역사를 사진으로 풀어내는
행복을 기억하고 꿈꾸다 전시, 한 도시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 등을 눈여겨본다면 페스티벌
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 개의 전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먼저, 1960-70년대 말리의 수도
바마코(Bamako)를 촬영한 <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를 살펴보자. 말리의 국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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