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월간사진 2017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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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에디터뷰_ok_월간사진  2017-02-21  오후 1:36  페이지 032






               Editor's View









                                                                어, 이게 뭐지? 책상 위에 놓인 낯선 편지봉투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궁금증이 밀려들었다.
                                                                늘상 받는 전시자료 우편물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봉투를 열자 나타난 노란 편
                                                                지지, 그것을 가득 메운 것은 놀랍게도 조금은 투박한(!) 손 글씨였다. 편지를 보낸 주인공은
                                                                자신을, 2년 전 은퇴한 평범한 독자라고 소개했다. 대학 동아리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다시 사
                                                                진을 시작했고, 수원에서 2월 말까지 여는 개인전에 에디터를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한 장의                               월요일은 갤러리가 쉬지만 미리 연락을 하면 특별히 열겠다는 배려심 담긴 글도 인상적이었
                                                                다. 흘려 쓴 까닭에 쉬이 읽어내려가진 못했지만 손 글씨가 갖는 힘은 역시나 대단한 것 같다.
                                                                뭐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발신자의 연락처까지 찾아봤으니 말이다. 어
                             손 편지                               느 아마추어 사진가가 보여준 열정, 그리고 간만에 받은 손 편지의 감동은 마감 내내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회화와 사진은 같은 듯 다른 예술 장르다. 둘 다 시각예술이지만, 회화는 사진과 달리 화가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기계가 아닌, 예술가의 손에 의해 직접 완성된다는 것은 회화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회화가 사진에게 없는 ‘희소성’을 인정받는 것도, 작품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도 ‘핸드메이드’라는 점 때문이다. 사진은 종종 회화를 동경한다. 때
                                                                로는 오마주한다. <월간사진> 3월호는 회화를 애정하는 사진가들이 그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완성한 사진작품을 소개한다. 화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회화가 먼 훗날 사진가의 예술적 감성
                                                                에 의해 새롭게 탄생되는 것에 주목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도, 예술의 역사도 모두 인간
                                                                의 손길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마감이 끝나면, 한동안 잊고 지내던 손 편지의 추억을 꺼내볼
                                                                생각이다.         글 | 박현희(편집장) · 디자인 | 이정우







































                  편집부로 손수 편지와 전시 초대장을 보내온 이강웅 작품. 뉴욕에서 만난 다양한 풍경들은 수원 이데알레 사진갤러리의 개인전을 통해 소개된다. ƒ이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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