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PHOTODOT 2017년 5월호 VOL.42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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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사적 공간과 정체성



                                                                     Lili Alomog








                                                                     글_태혜성(객원기자, margarettae@hotmail.com)
                                                                            미국의 여성 포토그래퍼 중 한명인 Lili Almog은 유대인 신분으로
                                                                     가톨릭 여성 수도자들을 촬영한 〈Perfect Intimacy(완벽한 관계)〉 시리즈
                                                                     를 지난 2006년 발표해 사진계의 주목을 받았다.
                                                                     작가로 활동한 초창기부터 언제나 여성에 대한 주제들로 작업해 왔던 작
                                                                     가는 〈Perfect Intimacy〉 시리즈를 시작으로 〈The Other Half of the
                                                                     Sky〉(또 다른 하늘의 반) 그리고 〈The Space Within(공간 안에서)〉 시리
                                                                     즈로 이어지는 작업 전반에 걸쳐 사적인 공간 속에서 드러나는 여성들의 문
                                                                     화적, 그리고 영적 정체성을 표현해 왔다.
                                                                     〈Perfect Intimacy〉에서 Almog이 촬영한 수녀들은 카르멜회 소속 수녀
                                                                     들로, 카르멜회는 가톨릭의 여러 수도회들 가운데서도 외부와의 접촉을 최
                                                                     소화하며 사는 봉쇄수도회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 카르멜회 수
                                                                     도자들의 삶이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적은 극히 드물다. 더구나 유대인 신분
                                                                     의 작가가 가톨릭 봉쇄 수녀원의 두터운 문 안으로 직접 들어가 촬영한 사진
                                                                     이란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이미 충분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인으로 80년대 도미한 Almog은 90년대 초반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언제나 ‘여성’이라는 큰 틀의
                                                                     주제를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갔던 Almog은 작가로서의 기량과 깊이가 한층
                                                                     무르익을 시기였던 2000년 대 초반 무렵, 한 권의 책을 접한 후 그동안 자신
                                                                     이 해왔던 작업 스타일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방향으로 들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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